한국, 3500억달러 대미 투자로 일본 EU와 같은 관세받아

입력 : 2025-07-31 10: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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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1000억달러 제시금액보다 큰폭 상향
미국산 LNG 등 에너지도 1000억달러 수입
농산물 개방은 미국과 한국측 설명 좀 달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가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실행하고 에너지 1000억 달러를 수입하기로 약속하면서 15%의 관세를 받게 됐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리나라는 일본과 거의 유사한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일본, EU와 경쟁하는 한국으로선 일단 외형적으로는 더 불리하지는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

31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한국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공언했지만 관세 발효 날짜(8월 1일)를 이틀 앞두고 한국과의 협상도 타결했다.

미국은 일본의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고, EU와도 30%에서 15%로 상호관세를 인하하는 협상을 타결했다.

한국은 먼저 3500억달러(약 487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기간은 명시되지 않았다.

이는 미국이 한국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4000억달러보다는 적지만, 한국이 애초 미측에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진 1000억 달러보다는 크게 높아졌다. 미국의 강한 압박에 투자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764조원), EU는 6000억달러(833조원)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그러나 한국이 일본·EU에 비해 경제규모가 작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투자규모는 결코 적지 않다.

한국은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위한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전용 펀드가 포함된다고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밝혔다. 나머지 2000억달러는 반도체·원전·이차전지·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다.

한국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1000억달러(139조원)를 3년 반에 걸쳐 수입하기로 했다. EU는 3년에 걸쳐 7500억달러 어치를 수입해 러시아산을 대체하기로 했다. 일본의 경우 에너지 직접 수입은 발표되지 않았고, 대신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했다.

한국은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15%를 받았다. 미국은 일본과 EU에 대해서도 자동차의 품목별 관세를 각각 15%로 발표했다.

반도체와 의약품의 경우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게 대우받지 않을 것이라고 러트닉 상무장관이 약속했다.

일본의 경우 한국처럼 반도체·의약품에서 가장 낮은 관세율을 보장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산 농산물 수입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은 미국과 각각 합의한 내용엔 다소 차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과의 교역에 완전히 개방하기로 하고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겠다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국내 쌀·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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