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향후 5년간 6만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한화그룹도 올해 하반기 채용을 상반기 보다 확대해 실시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기업의 청년 신입 채용을 독려하겠다고 밝히자 대기업이 호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은 향후 5년간 6만 명(연간 1만 2000명)을 신규 채용해 미래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요 부품사업,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은 바이오 산업, 핵심기술로 급부상한 인공지능(AI) 분야 등에 집중해서 채용을 늘려나간다는 설명이다.
삼성은 1957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공채제도를 유지하고 있고 현재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9개 계열사가 하반기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청년들이 취업에 필요한 실무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대학생 인턴십 규모를 대폭 늘려 더 많은 학생들에게 직무 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인턴십을 통해 검증된 우수인력은 적극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 교육 사회공헌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15년부터 자립준비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지원해왔으며, 2023년부터는 직무 교육을 추가해 경제적 자립까지 돕는 등 희망디딤돌2.0 사업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도 30개 계열사의 하반기 신규 채용을 확대해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하반기 채용 규모는 총 3500여 명으로 지난 상반기(2100여 명)보다 1400여 명 늘어난 수준이다. 구체적인 채용 일정은 미정으로 계열사별로 공지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방산, 우주, 조선, 해양, 금융, 기계, 서비스 등의 사업을 확대하면서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의 연간 채용인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100명, 한화오션 800명, 한화시스템 550명, 한화생명 300명, 한화손해보험 250명, 한화투자증권 200명 등으로 집계됐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하반기 신규 채용 확대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 고용 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는 한편 국내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한화의 채용 확대에 대해선 이재명 대통령의 신입 채용 확대 발언에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청년 신규 채용을 확대하는 기업에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들이) 전에는 좋은 자원을 뽑아서 교육 훈련을 시켜서 썼는데 요즘은 교육 훈련을 자기들이 안하고 세상 힘든 데서 굴러서 고생해서 역량이 생기면 경력직으로 뽑아버린다”면서 “이번에 기업 측에 부탁을 해서 청년 신입 채용을 좀 (독려)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도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청년에게 관심을 갖고 희망과 기회를 주기 위해 청년 일자리와 주거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우 수석은 “청년 스타트업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가능하게 만들어 총고용량이 늘도록 할 것”이라며 “대기업을 상대로 청년층 신규 채용도 호소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