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치솟는 금값에도 한은이 ‘요지부동’인 까닭

입력 : 2025-09-21 16: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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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량 10여년째 104t 유지
유동성 작고 가격 변동성은 커
“보유전략 변화” 지적 나와

국제 금값이 연일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금(金) 보유 전략을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순금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 금값이 연일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금(金) 보유 전략을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순금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 금값이 연일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금(金) 보유 전략을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40%가량 오르면서 한 돈(3.75g)에 70만 원을 돌파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10여 년째 금 보유량을 늘리지 않고 있다. 유동성이 작고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은 10년 넘게 104t을 유지하고 있다.

여러 중앙은행이 금 매입에 나서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보유량 증가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튀르키예로, 2015년 116t에서 지난해 618t으로 432.8% 급증했다. 같은 기간 폴란드는 103t에서 448t으로 335.0%, 브라질은 67t에서 130t으로 94.0%, 이라크는 90t에서 163t으로 81.1%, 싱가포르는 127t에서 220t으로 73.2% 각각 보유량을 늘렸다.

중국은 지난해 2280t을 보유 중이다. 2015년(1762t) 대비로는 29.4% 증가한 규모다. 일본은 765t에서 846t으로 10.6% 늘렸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은 8133t에서 변동이 없다.

우리나라의 금 보유량 순위는 2013년 세계 32위에서 차츰 밀리면서 지난해 38위로 떨어졌다. 한은이 금 매입에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안정성, 유동성, 수익성 측면에서 서두를 필요가 낮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주식이나 채권과 비교해 유동성이 낮아 즉시 현금으로 바꾸기 어려운데다가, 단기적으로 급등락하는 경우도 빈번해 안정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 ‘금값 랠리’에 매입 요구가 높아지면서 2011~2013년 금을 총 90t 사들였다가 이후 금 가격이 곤두박질쳤던 학습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은석 의원은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외환보유액의 안정성과 안전자산 다변화를 위해서라도 금 보유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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