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왼쪽)이 4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권영락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 민경석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위원장. 연합뉴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 작년보다 난도가 크게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수능 만점자는 5명에 그치며 작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는데, 특히 어려웠던 국어와 영어가 주된 이유로 꼽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13일 시행된 수능 채점 결과를 4일 발표했다. 평가원에 따르면 전 과목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재학생 4명과 졸업생 1명 등 5명으로, 작년 11명에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올해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영어다. 절대평가 방식의 영어에서 원점수 90점 이상에 해당하는 1등급 비율은 3.11%(1만5154명)로 집계됐다. 이는 절대평가가 적용된 이후 역대 최저 비율이다. 2024학년도(4.71%)보다도 낮고, 작년 6.22%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국어도 체감 난도가 크게 올랐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으로 작년 139점보다 8점 상승했다. 9월 모의평가 최고점(143점)보다도 높아 독서 문항의 난도와 지문 구성의 복잡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국어 만점자는 261명으로 작년 1055명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작년 140점에서 소폭 떨어졌지만, 만점자는 780명으로 작년 1522명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탐구 영역 또한 전반적으로 난도가 높았다. 사회탐구 1등급 구분점수는 65∼68점대에 형성됐고, 표준점수 최고점은 세계지리가 73점으로 가장 높았다. 정치와법은 67점으로 낮았다. 9개 과목 중 생활과윤리·윤리와사상·경제를 제외한 6개 과목은 모두 작년보다 최고점이 상승했다. 다만 응시자가 많은 생활과윤리는 최고점이 71점으로 작년보다 6점 하락했다.
과학탐구에서는 생명과학Ⅰ이 74점으로 가장 높은 최고점을 기록했다. 물리학Ⅰ·화학Ⅰ·생명과학Ⅱ는 모두 작년보다 최고점이 올랐다. 사회·과학탐구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각각 6점으로, 작년(사회 11점·과학 8점)보다 격차가 줄었다.
절대평가인 한국사 1등급 비율은 15.23%(7만 5199명)로 작년 19.62%보다 4.39%포인트(P) 하락했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는 베트남어Ⅰ의 1등급 비율이 9.78%로 가장 높고, 아랍어Ⅰ은 1.38%로 가장 낮았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49만 3896명이며 재학생은 33만 3102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는 16만 794명이다. 개인별 성적표는 5일 통지된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