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여권이 행정통합 드라이브에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국회도 광역자치단체 통합 특별법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각 자치단체가 행정통합 인센티브를 목표로 6·3 지방선거 이전 행정통합과 통합 자치단체장 선출을 두고 속도 경쟁에 나서자, 추진 속도와 절차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5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전남·광주, 대구·경북, 충남·대전 등 행정통합 관련 법안을 논의했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각 자치단체의 행정통합 추진에 맞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각 당이 발의한 법안이다.
법안이 이날 전체회의에 상정되면서 행정통합 특별법 논의가 본격화됐다. 관련 법안은 앞으로 각 소위원회 심사를 거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9일 입법 공청회, 10∼11일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원회(1소위) 심사, 12일 행안위 전체회의 의결 순으로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은 이후 법사위를 거쳐 이달 내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행안위에서는 행정통합 논의가 주요하게 다뤄졌다. 행안위 위원들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향해 관련 질의를 이어갔다. 회의에서는 여권 주도로 이뤄지는 행정통합 속도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정순임 수석전문위원은 이날 법안 검토보고에서 “행정통합 논의가 6.3 지방선거에서 통합 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것을 목표로 이뤄지면서 각 지역에 부여할 행정·재정 특례와 권한 수준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지역의 다양한 의사를 충분히 수렴하는 데 제약이 있다”며 “법안 심사 과정에서 이런 부분이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논의되는 광역자치단체 통합이 이뤄지면 수도권 광역자치단체를 제외하고 충청북도와 부산시, 울산시, 경상남도는 별도의 특례를 부여받지 않는 지자체로 남게 된다”며 “재정지원이 확대될 경우 통합자치단체가 아닌 광역자치단체의 재정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자치단체 간 형평성 문제와 국가재정운용의 효율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논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는 자치단체별로 서로 다른 내용의 특별법 발의가 이어지면서 일부 특례 조항을 둘러싼 우려도 제기됐다.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은 국민의힘이 발의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법안을 언급하며, 글로벌미래특구에서 최저임금제도와 근로시간 제한 제도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특례가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통합자치단체를 발전시킨다는 명목으로 이런 조항이 들어간다면 청년들이 최저임금도 적용받지 못하고 근로시간도 적용받지 못하면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사회적 규제의 일부를 예외적용해달라는 부분은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면서 “행안위 소위에서 관련 부분에 대한 논의를 거쳐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행정통합이 필요하다는 점은 여야간 이견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행정통합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 2일 열린 행정통합 관련 시도지사 연석회의를 언급하며, 행정통합과 관련해 대통령이 시도지사들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특별법 난립을 막기 위해 광역통합 관련 법안의 공통된 내용을 일반법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조만간 시도지사들과 직접 만나 의견을 들을 계획”이라며 “대통령께도 시도지사들이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각 특별법이 발의돼 있기 때문에 법안 논의 과정에서 공통으로 검토해야할 사안은 조정해서 규정하고, 각 지역의 특색에 맞게 규정할 법안은 규정할 수 잇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6.3 지방선거 이전에 통합하는 지자체에만 인센티브를 지급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윤 장관을 상대로 부산·울산·경남 사례 등을 거론하며 이번에 통합하지 않는 지자체가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고 묻자, 윤 장관은 “해당 지자체에 대해서도 통합 단체에 부여했던 권한에서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각 해당 법을 개정할 예정”이라며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