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블룸버그는 지난 14일(현지 시간) 한국 해운기업 장금상선의 초대형 유조선 운영 전략이 세계 해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홈페이지 캡처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 유가가 요동치는 가운데, 미국 블룸버그가 한국의 해운기업인 ‘장금상선’을 이란 공습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지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전쟁 직전 초대형 유조선을 대거 확보한 장금상선이 전쟁 이후 10배 넘게 오른 용선료로 큰 수익을 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는 장금상선을 ‘은둔형 한국 거물 사업가’로 지칭하며, 기업의 초대형 유조선 운영 전략이 세계 해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장금상선(Sinokor, 이하 시노코)은 전쟁이 시작되기 몇 주 전부터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을 공격적으로 확보하며 선단을 확대했다.
시노코는 국내에서는 장금상선으로 알려진 해운기업으로, 2025년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 32위(자산총액 19조 4900억 원)에 오른 대기업이지만 사업 특성상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업계는 지난달 기준 시노코가 약 150척의 슈퍼탱커(거대 유조선)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시노코는 특히 지난 1월 29일 최소 6척의 비어 있는 초대형 유조선을 페르시아만으로 이동시켜 화물을 기다리게 했다. 절묘하게도 이로부터 한 달가량 지난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서 원유 수출 길이 막혔다.
이에 정유사들은 육상 저장고가 꽉 차면서 추가로 원유를 저장할 공간이 급하게 필요한 상황에 처했고, 글로벌 회사들은 시노코의 빈 유조선을 ‘기름 저장소’로 빌려 쓰기 위해 경쟁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현재 시노코는 하루 약 50만 달러(약 7억 5000만 원)의 용선료를 받고 유조선을 빌려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수준보다 약 10배 높은 금액이다.
석유 회사들은 이 유조선을 사실상 부유식 저장시설로 활용하고 있는데, 블룸버그는 이 같은 고액의 용선료 수준이 유지된다면 시노코가 6개월도 안 돼 선박 구입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 전 판단이 큰 수익으로 이어진 셈이다.
원유 운송 운임도 상승한 탓에, 전쟁 후 원유 운송 대란이 오면 시노코 같은 선주들이 막대한 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노코는 중동에서 중국까지 석유를 운송하는 데 배럴당 약 20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평균(배럴당 2.5달러)에 비하면 크게 상승한 수준이다.
임강빈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운정보팀장은 “이번 달 중동에서 중국으로 가는 용선수익은 지난달 대비 3배 이상 급등했다”며 “해운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시노코는 원유 운반선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해당 선대의 약 12~16% 규모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전례 없는 투자는 장금상선 정태순 회장과 장남인 정가현 이사가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란 전쟁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혼란을 일으키는 가운데 한 은둔형 한국 거물 사업가의 수익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번 혼란에서 가장 큰 승자 중 한 명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