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장세복 교수팀, ‘신경질환-신경보호 단백질’ 결합구조 규명

입력 : 2026-08-19 10: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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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질환 단백질 α-Synuclein과 신경보호 단백질 DJ-1 결합 구조 밝혀
구조 정보 기반 DJ-1 유래 후보물질 설계…병리적 응집·세포독성 억제 확인
파킨슨병·루이소체 치매 등 시누클레인병증 치료 전략 개발 가능성 제시

(왼쪽부터) 부산대 장세복 교수, 김현진·김다혜 연구원. 부산대 제공 (왼쪽부터) 부산대 장세복 교수, 김현진·김다혜 연구원. 부산대 제공

부산대학교 연구진이 파킨슨병·치매 등 퇴행성 신경질환과 관련된 단백질의 응집 원리를 밝히고, 이를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 후보를 찾았다.

부산대학교(총장 최재원) 분자생물학과 장세복 교수 연구팀은 파킨슨병·치매 등 퇴행성 신경질환의 핵심 병리 단백질인 α-Synuclein(알파-시누클레인)과 신경보호 단백질 DJ-1의 복합체 구조를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α-Synuclein의 병리적 응집과 세포독성을 억제할 수 있는 DJ-1 유래 후보물질을 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α-Synuclein과 DJ-1이 직접 결합하는 구조적 기반을 X-선 결정학과 생물물리학적 분석을 통해 밝혀냈다. 이 결합면을 모방한 짧은 DJ-1 유래 펩타이드가 α-Synuclein의 응집을 억제할 수 있었다.

α-Synuclein은 신경세포의 시냅스 기능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비정상적으로 응집되면 신경세포 내 단백질 응집체인 루이소체(Lewy body)를 형성해 파킨슨병, 루이소체 치매, 다계통위축증 등 퇴행성 신경질환군인 시누클레인 병증의 병리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리적 조건에서 α-Synuclein은 단백질 가닥들이 판상으로 배열돼 응집을 촉진하는 β-sheet 구조로 전환되며 올리고머와 섬유를 형성하고, 이러한 응집체는 신경세포 기능 저하와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DJ-1은 산화 스트레스 대응, 미토콘드리아 기능 유지, 단백질 응집 억제 등에 관여하는 신경보호 단백질이다. 그동안 DJ-1이 α-Synuclein 응집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것으로 보고되어 왔지만, 두 단백질이 어떤 구조적 방식으로 직접 상호작용하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크기 배제 크로마토그래피(SEC), 형광분광법, 다각도 광산란(MALS) 등을 활용해 α-Synuclein과 DJ-1의 직접 결합을 확인했다. 이어 X-선 회절 분석을 통해 두 단백질 복합체의 구조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복합체 구조 정보를 바탕으로 DJ-1의 아미노산 영역에서 짧은 펩타이드를 설계했다. 이 펩타이드는 파킨슨병 관련 단백질인 α-Synuclein에 직접 결합했으며, α-Synuclein이 섬유 형태로 응집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투과전자현미경(TEM) 분석 결과, 펩타이드 농도가 높아질수록 α-Synuclein 섬유의 수와 길이가 감소했으며, α-Synuclein과 펩타이드를 분자 수 기준 1:1 비율로 처리했을 때 섬유성 구조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단백질 양을 측정하는 효소결합면역흡착검사(ELISA) 분석에서도 펩타이드 농도 증가에 따라 응집된 α-Synuclein의 양이 줄어 전자현미경 분석 결과와 일치했다.

세포실험에서는 α-Synuclein 응집체로 인해 감소한 세포 생존율이 펩타이드 처리 후 회복되는 경향을 보였고, 펩타이드 단독 처리에서는 뚜렷한 세포 독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α-Synuclein-DJ-1 상호작용의 구조적 기반을 제시하고, 이를 항응집 후보물질 개발로 확장하는 개념을 증명했다. 특히 복합체 구조 규명에 이어, 구조 정보를 실제 기능성 펩타이드 설계와 응집 억제 검증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다.

부산대 연구팀은 α-Synuclein과 DJ-1의 단백질 생산 및 정제, 생물물리학적 상호작용 분석, X-선 결정 구조 분석, 구조기반 후보물질 설계, 응집 억제 검증을 수행해 구조 규명에서 기능 검증까지의 연구를 연계했다.

장세복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경보호 단백질 DJ-1이 α-Synuclein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구조적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실제 응집 억제 후보물질 개발로 연결했다”며 “향후 후보물질의 세포 내 전달과 혈액뇌장벽 투과성, 동물모델에서의 효능을 추가로 검증해 파킨슨병과 루이소체 치매 등 α-Synuclein 응집과 관련된 퇴행성 신경질환의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 성과는 생체고분자 분야 국제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바이올로지컬 매크로몰레큘스(International Journal of Biological Macromolecules)’ 온라인 8월 12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교육부·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과 중견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장세복 교수와 금정제약㈜ 정미숙 대표가 공동 교신저자, 부산대 생명시스템 연구소 김현진 연구원과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김다혜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김형일 부산닷컴 기자 ksol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