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닷새째 상어가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오후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상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6일 오후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항 명소화 전략 시민포럼’. 이재찬 기자 chan@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핵심 구상인 ‘5극 3특’ 전략 아래 부산이 해양수도로 집중 육성되는 가운데, 글로벌 해양 비즈니스 거점이 될 부산항 북항의 새로운 개발 청사진이 공개됐다. 최근 흑상어 ‘부캉이’의 출현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북항을 ‘역사·미래·연결·열린 공간·조망·활동·운영’ 등 7대 축을 기반으로 ‘부산 시민의 거실’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해양수도 구축 공약을 내건 부산시의 의지 또한 어느 때보다 높아 북항 재개발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을 모멘텀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항만공사(BPA)는 6일 오후 2시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콘퍼런스홀에서 ‘북항 명소화 전략 시민포럼’을 열고 북항의 통합적 공간 구성과 활성화를 위한 종합 개발 원칙을 발표했다.
북항 재개발 1단계 구역은 지난 2022년 부지 조성과 주요 기반시설 공사를 마쳤으나, 랜드마크 부지 장기 미분양과 킬러 콘텐츠 부재, 후속 개발 지연 등으로 활성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BPA는 개별 사업 간 분절을 막고 정부의 해양수도 거점화 기조에 맞춘 일관된 개발 방향을 정립하기 위해 지난 1월 총괄건축가(Master Architect) 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부산대 우신구 건축학과 교수 등 7인의 총괄건축가위원들은 이날 ‘시민에게 돌아오는 북항’을 대주제로 한 7대 세부 전략을 발표했다. 제시된 핵심 전략은 △역사·문화유산 보존을 통한 정체성 확립 △해양수도 핵심 거점 육성 △원도심과의 유기적 연결 △체험형 수변·수역 공간화 △입체적 조망권·경관 확보 △문화·축제 등 체험 콘텐츠 확충 △북항 통합 거버넌스 구축으로 집약된다.
위원회는 북항에 공공기관을 비롯해 미래 해양산업·금융·연구개발(R&D) 기능을 집적시켜 해양수도의 중심 생태계를 조성하는 한편, 1부두와 양곡부두 사일로(곡물 저장시설) 등 물리적 유산과 피란선 기항지, 원양산업 발상지 등의 역사성을 구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원도심과 북항 사이의 물리적 단절을 허무는 보행 네트워크 구축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도로를 건너지 않고 원도심에서 북항 산책로까지 직통으로 연결되는 보행축을 놓고, 이바구길·갈맷길·40계단 등 기존 원도심 관광 자원과 연계되는 권역별 테마 유인 요소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상어 ‘부캉이’로 관심을 모은 수로는 단순 관망형을 넘어 시민이 직접 수변 활동을 누리는 체험 공간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더해 산복도로와 원도심에서 바다를 내다볼 수 있도록 보행로와 접한 핵심 구역을 ‘전략적 저층 구역’으로 설정해 개방형 입체 조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체적인 높이 규제 대신 선택적 저층 개발 방식을 취하면, 민간 개발 부지의 사업성도 챙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위원회는 이 같은 청사진의 성공적 실현을 위해 BPA(기반시설·공간), 부산시(정책·예산 지원), 부산관광공사(관광 마케팅) 등 관계기관과 민간, 학계가 참여하는 일원화된 협력 거버넌스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대 정주철 교수는 “북항 개발이 장기화되고 자칫 부동산 난개발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지금이 원칙을 바로잡을 적기”라며 “북항은 무엇보다 시민들에게 온전한 휴식을 내어주는 ‘거실’ 같은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BPA는 향후 북항 내 미분양 부지와 상부시설 개발 추진 과정에서 총괄건축가위원회의 자문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