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 2024-08-13 18:32:15
부산시는 성장 잠재력이 큰 소상공인을 발굴해 ‘2024 스타 소상공인’으로 선정했다. ‘스타 소상공인’은 의식주 등 생활·문화분야에서 부가 가치를 창출해 향후 부산의 대표 브랜드가 될 우수 소상공인을 말한다. 〈부산일보〉는 총 4회에 걸쳐 스타소상공인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성장 노하우를 조명한다.
무지티(그림이나 무늬가 없는 티셔츠) 하나로 수십년간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가 부산에 있다. 중구 신창동에 본사를 둔 의류 브랜드 ‘유핑’이다. 유핑은 미술을 전공한 김맨이랑 대표가 티셔츠에 그림을 그려 팔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2003년 네이버 카페를 통해 주문을 받아 티셔츠를 만들었는데, 바탕이 되는 티셔츠의 재질에 실망한 김 대표가 좋은 원단을 개발해 티셔츠를 만들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예상은 적중했다. 홍보나 광고없이 사랑을 받았고 2007년 개인사업자로 시작해 2020년 법인으로 전환하며 규모를 키웠다.
유핑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기본에 충실한 브랜드’다. 티셔츠 하나만 파고들어 시중에 출시된 티셔츠들보더 훨씬 고퀄리티의 제품을 만들어 상품성을 높였다. 두껍도 탄탄한 재질의 ‘옴므라벨’에서부터 여름에도 입기 좋은 얇고 시원한 재질의 ‘쿨텐션라인’까지. 원단 재질에 따라 제품군을 세분화해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켰다.
면 100%로 만든 제품도 있지만, 폴리, 텐셀, 나일론, 스판 등의 소재를 적절히 섞어 티셔츠를 만들었다. 게다가 각 제품군마다로 슬림핏, 레귤러핏, 오버핏 등 소비자의 체형에 맞게 티셔츠를 선택할 수 있게 제작했다.
유핑의 티셔츠는 소모품이 아니다. 한번 구매하면 3년은 거뜬히 입을 만큼 내구성이 뛰어나다. 오래 입어도 변색이 없다. 세탁 후 건조기를 돌려도 멀쩡하다. 오랜 노하우를 가진 원단 배합 비율로 수축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옴므라벨’의 경우 24수 2합의 초고밀도 짜임으로 묵직한 중량감과 비침이 전혀없는 탄탄한 조직감이 특징이다. 시접을 최소화해 착용감도 한껏 끌어올렸다. 유핑의 티셔츠는 모두 국내에서 생산되는 원단으로 만들어진다.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에서 만들 수 있지만, 고퀄리티 티셔츠를 위해 오직 국내 생산만 고집한다.
지난해 티셔츠 하나로만 38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서울 성수동에 자리잡은 오프라인 매장도 인기다. 세탁 공장을 콘셉트로 제품 판매는 물론 MZ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공간으로 꾸몄다. 올해 유핑은 일본, 동남아 등 해외수출 판로를 확대하고, 부산의 중견기업과 협업을 진행하려고 준비 중이다.
유핑의 이세헌 이사는 “10년 전 티셔츠를 구매한 사람들도 돌도돌아 결국 다시 유핑의 무지티를 찾는다”며 “부산의 토종 기업으로써 기본에 가장 충실한 브랜드,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