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복도로 도시 재생 사업 10년의 빛과 그늘을 점검한 시리즈 ‘산복도로 볕 들 날’이 오늘 마지막 기사를 내고 마무리되었습니다. 관광 차원의 공간 활용을 우선한 행정으로 거주민 삶의 질은 별로 달라지지 못한 현실을 꼼꼼히 살펴본 기획이었습니다.
오늘 마무리 순서에서, 주민들이 원하는 산복도로 재생 사업의 올바른 방향은 관광객이 아닌 주민이 살기 편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관광객 동선을 따라 만드는 트램보다는, 도시철도 역과 같은 평지와 살의 공간인 산복도로를 편리하게 이어주는 수직 이동축의 교통 편의 시설 확충이 가장 시급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공영 주차장과 의료 시설 등의 생활 편의 시설도 시급하고요.
문제는 북항 재개발 지역 각종 시설 입주가 본격화 되면, 조망권 좋은 산복도로에도 지역주택조합 같은 민간 고밀도 난개발의 유혹이 지친 주민들에게도 뻗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겁니다. 산복도로 아래 경사지 마을의 고도제한 완화 요구가 끊이지 않는 것도 이런 움직임의 배경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 4명의 의견을 들어보니, 평지에서 하듯 고층 아파트를 짓는 방식의 주거 환경 개선은 산복도로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분석이었습니다. 멀리 아랫 동네를 내려다 보며 조망할 수 있는 산복도로의 특수성과 정체성을 지키는 방식의 3~4층 고밀도 개발이 더 타당하다는 의견입니다. 물론 이런 결론을, 과거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 때처럼 주민에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주민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충분히 듣고 토론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행정이 몇몇 전문가 의견만 듣고 그 정책을 밀어붙이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시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진정으로 파악하고, 실행에 필요한 전문가 조언을 종합해 여론을 모아가며 정책을 만들고, 집행 과정에서도 끊임 없이 시민과 소통해야 실패하지 않습니다. '르네상스'는 다시(re) 태어난다(naissance)는 뜻입니다. 시민의 주체적 역량과 행정·전문가의 조력이 더해질 때 진정한 줄탁동시(啐啄同時)가 이뤄지지 않을까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기사 중 부산을 더 살기 좋게 만드는 것과 관련한 기사가 많습니다. 맨발 걷기(어싱) 열풍을 반영해 어싱 루트를 만든다거나, 커피 관련 국제 경쟁 무대의국가대표 선발전을 부산에서 4건이나 개최한다거나, 세계적 미술관 부산 분관 건립을 2029년으로 앞당긴다거나,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이 다시 본격 추진된다거나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들 사업 모두 앞서 말씀드린 줄탁동시의 마인드로, 행정이 서비스한다는 자세로 임할 때 더 나은 부산이 앞당겨지지 않을까 생각해 보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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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주민이 만족하는 산복도로 도시재생 사업 방향성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개발 만능주의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산복도로 특유의 경관과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는 일과 주민 삶 개선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일보〉 취재진이 만난 4명의 전문가는 산복도로 주거환경 개선이 우선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오랫동안 열악한 주거 환경에 머무른 채 주민들이 고통받았기에 일정 수준의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주거 환경 개선이 곧 고층 아파트 건설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경계했다. 경성대 도시공학과 강동진 교수는 “최소한의 거주 여건을 바라면서 주민들이 개발을 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야만 산복도로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3~4층 높이의 주택이 들어서는 저층 고밀 형태 주거 개선이 산복도로 특유 경관을 보존할 수 있는 길이다”고 덧붙였다. 산복도로 역사성을 살린 도시재생 사업 방향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고윤정 영도문화도시센터장은 “영도 깡깡이 예술마을은 예술문화 프로젝트로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존하면서 침체한 동네를 되살린 사례다”며 “분명 산복도로 일대에는 기반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하지만 산복도로 고유 매력까지 헤칠 경우 자칫 더 큰 잠재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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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글로벌 커피도시로서 또 한 번 위상이 높아진다. 세계 커피대회에 출전할 한국 국가대표를 뽑는 ‘코리아 커피 챔피언십(KCC)’이 내년 2월 부산에서 열린다. 바리스타, 라테아트, 컵 테이스터스, 커피 인 굿 스피릿 등 4종목의 대회가 한국에서 한꺼번에 열리는 것도 부산이 처음이다. 8일 부산시와 SCA(스페셜티커피협회)에 따르면 내년 2월 1~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코리아 커피 챔피언십’이 열린다. ‘커피산업 엑스포’ 성격의 ‘월드 오브 커피 아시아’와 세계 최고 바리스타를 가리는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이 내년 5월 부산에서 개최되는데 앞서 또 하나의 희소식이다. SCA 한국챕터 정연정 컨트리 매니저는 “SCA 한국챕터가 2018년 설립된 이후 4개 국가대표 선발전이 한 도시에서 열리는 것은 부산이 처음이다”며 “지난해 4월 부산에서 열린 바리스타 국가대표 선발전과 연계 행사인 스카 마켓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내년 4개 종목 대회를 동시에 부산에서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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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맨발 걷기 열풍’이 불고 있다. 맨발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각 지자체가 앞다퉈 맨발 걷기 활성화 사업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산과 바다를 모두 지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부산의 경우 맨발 걷기 명소를 만들어 관광객을 불러 모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8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해운대해수욕장, 송정해수욕장, 다대포해수욕장 등에서 맨발로 백사장을 걷는 인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맨발 걷기를 소재로 한 TV 프로그램, 유튜브 콘텐츠가 인기를 끌자 백사장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맨발 걷기 명소로 입소문이 난 금정구 오륜동 땅뫼산 황톳길, 부산시민공원 등도 인기를 끈다. 맨발 걷기가 혈압 안정, 심혈관 질환 예방, 근육량 증가, 스트레스 완화 등에 도움이 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맨발 걷기를 주제로 한 콘텐츠가 쏟아진다. 지난 7월 맨발 걷기를 소재로 방송된 한 TV 프로그램의 유튜브 조회수는 120만 회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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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미술관의 분관이 2029년 부산에 들어서게 돼 유명 작품을 부산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된다. 당초 계획은 2030년 건립이었지만,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와 연계해 행정절차를 앞당겨 1년 일찍 건립한다는 목표다. 또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개별냉방시설 설치를 허가해 기업 투자를 촉진한다는 방침도 세워졌다. 기획재정부는 8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기업 투자 프로젝트 가동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설비투자 여건이 반도체 등의 수출 호조로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고금리 등으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투자 관련 규제와 여건을 개선하는 데 나서기로 했다. 규제·절차·분쟁 등으로 보류되거나 차질이 예상되는 기업 투자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도록 지원한다는 게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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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째 표류하던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사업’이 다시 추진에 힘을 받는다. 부산시는 지난 10월 20일 사업시행자 측이 실시협약 변경안을 제출함에 따라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민간투자사업을 본격 재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달맞이고개, 해운대 해수욕장, 동백섬 마린시티, 센텀시티로 향하는 중간 지점에 위치한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해운대관광벨트의 핵심으로 2008년 3월 민간투자사업 제안서가 접수되며 재개발 사업이 첫발을 뗐다. 2014년 아이파크마리나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됐지만 학교정화구역 논란과 조망권 침해를 우려한 주민 반대, 호텔·컨벤션 시설에 대한 부대사업 논란까지 더해지며 사업시행자 지정이 취소됐다. 이후 2016년 2년 간의 소송을 거쳐 사업시행자가 승소, 지위를 회복하게 됐다. 이에 시는 재개발 사업 재개를 위해 사업시행자와 지속 협의를 벌였고, 공공성 확보, 마리나 기능 강화, 민원 해소 방안을 담았다. 이번 변경안에는 호텔이 포함되지 않는다. 앞서 2014년 체결된 실시협약에는 15층 규모 호텔을 짓기로 했으나, 주민들이 요구한 조망권 피해와 학습권 보호를 반영해 호텔 건립이 빠졌다. 대신 상가 등 상업시설을 당초 9504㎡에서 2만 5666㎡로 늘려 수익성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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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촬영한 영화 ‘서울의 봄’이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며 개봉을 앞두고 있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는 사상 처음으로 시민을 초대하는 시사회를 연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는 이달 23일 오후 7시 30분 롯데시네마 부산본점에서 영화 ‘서울의 봄’ 대시민 시사회를 연다. 부산영상위원회가 운영하는 스튜디오가 2001년 개관한 이후 처음으로 주최하는 시사회다. 영화·영상도시 부산의 핵심 인프라인 스튜디오를 알리고, 부산 곳곳에서 촬영에 협조한 시민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달하기 위한 자리다. 시사회 참여를 원하는 부산 시민은 11월 10일부터 부산영상위원회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시사회 초대 이벤트 게시물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추첨을 통해 200명을 선정하고, 2매씩 총 400명을 초대한다. 자세한 사항은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팀(051-720-0323)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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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한민국에 ‘나쁜 정치’가 횡행하고 있다. ‘바른 정치’가 아니라 ‘나쁜 정치’라서 황당하고 우려스럽다. 공자는 ‘논어’에서 ‘정치는 바른 것(政者正也)’이라고 했다. 정치는 세상을 나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신 것이다. 그런데 정치에 대한 수많은 정의가 존재하지만, 공자의 이 말씀이 새삼 깊은 울림을 가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언제부터인가 우리 정당들은 ‘개혁’이 아닌 ‘혁신’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혁신위원회가 대표적이다. 정당들이 이렇게 가죽을 고쳐 쓰는 개혁이 아니라 새로운 가죽을 쓰는 혁신이라는 말을 선호하는 것은, 강도 높고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당들은 지금 진짜 혁신을 추구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고 답할 국민들은 거의 없을 듯하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우리 정당들이 혁신한다고 떠들고 있지만, 그 혁신의 내용이 바른 정치가 아니라 나쁜 정치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바른 정치의 방향은 명확하다. 고질적인 병폐인 지역, 이념, 세대, 계급·계층, 남녀 갈등 등을 바로 잡으면 되는 것이다. 지역 갈등은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의 격차와 영호남 간의 경쟁을, 이념 갈등은 보수와 진보 간의 갈등을 의미한다. 세대 갈등은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 신세대 간의 차이와 갈등을, 계급·계층 갈등은 부와 명예와 지위의 편중과 불평등 심화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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