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최종적으로 나에게 어울리는 색은 화려하면서도, 마냥 밝지는 않고, 검은색을 한 방울 떨어뜨린 것 같은 빨강(토마토 레드, 브릭 레드)이나 오렌지, 초록(카키) 혹은 고동색 등인데 대부분 가을이 연상되는 컬러더라고. “이런 색은 옷장에 별로 없는데…”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손님들이 대부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면서 웃었어. 이렇게 컬러 진단이 끝나면 내게 맞는 머리 색이나 액세서리를 알려주고, 사용하고 있는 색조 화장품도 점검해줘. 내 경우를 예로 들면, 머리카락은 초코 브라운이 어울리고, 액세서리는 볼륨감이 있는 골드 계통이 어울린다는 식이야. 은색 메탈 시계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네…. 쓰고 있는 비비 크림도 가져 갔는데, 피부 톤에 비해 어두운 색상이라 한층 밝은 걸 써야 맞다는 진단을 해줬어. 이게 가장 기본적인 코스였고, 비용은 7만 원 정도였어. 가격만 놓고 보면 마냥 저렴하진 않지만, 거의 1시간 동안 받는 1대1 컨설턴트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비용이야. 업계 경력 5년인 시은 컨설턴트에 따르면 남성은 봄, 여름 계통보다는 가을, 겨울 계통의 톤이 많은 편이래. 여성에 비해 피부톤이 어두운 경우가 많고 머리카락과 눈썹의 색이 짙어서 그렇다고 하네. 남자가 봐도 피부가 새하얀, 예를 들어 차은우 같은 피부가 여름 쿨 라이트라고 하면 좀 이해가 빠르게 되지? 또 남성들이 색조 화장을 그리 많이 하지 않으니, 오히려 퍼스널컬러에 맞게 스타일링을 하면 여성들보다 더 극적인 변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어. 퍼스널컬러 자가 진단법에 대해선 “황인종은 노란기가 많은 편인데, 웜톤인지 쿨톤인지는 전문가도 직접 드레이핑을 해봐야 알 수 있어요. 핏줄 색을 본다든지 하는 인터넷 자가진단법은 정확하지 않아요”라고 설명했어. 그래도 인공지능(AI)이 발전했는데 방법이 없을까 싶어서 스마트폰 앱을 찾아봤어. 카메라로 촬영하면 퍼스널컬러 진단을 해주는 뷰티 앱을 이용해봤는데, ‘가을 웜톤’까지는 맞혔지만 상세한 톤은 ‘가을 다크’로 나왔어. 오프라인으로 진단 받은 가을 스트롱과는 다른 결과가 나온 거지. 그래서 나는 퍼스널컬러 진단은 직접 받아보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앱을 사용해보는 걸 추천해. 퍼스널컬러에 맞는 메이크업 제품을 모아서 추천하거나, 특정한 색이 내 퍼스널컬러에 맞는지 분석해주는 ‘컬러 파인더’ 기능이 있는 뷰티 앱들이 있거든. 퍼스널컬러를 알고 나면 옷을 고르기 쉬워질 줄 알았는데, 마냥 그렇진 않았어. 일단 내 퍼스널컬러와 어울리지 않는 색상의 옷은 과감히 포기할 수 있으니 고민을 줄여준다는 이점은 있어. 하지만 반대로, 내 퍼스널컬러에 맞으면서도 디자인까지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려 하니 쇼핑할 때 더 신중해지고, 시간이 더 오래 걸렸어. 시은 컨설턴트는 퍼스널컬러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어. “퍼스널컬러에 거부 반응이 큰 사람도 있어요. ‘제가 이 톤이라고요?’라며 기분 나빠하는 고객님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퍼스널컬러에 꼭 맞는 스타일링만 해야 하는 건 당연히 아니에요. 평소엔 본인이 선호하는 옷을 입고, 퍼스널컬러는 면접, 결혼식 같은 중요한 날에 최적의 이미지 메이킹을 하기 위한 참고용으로 알아두면 나쁠 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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