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박물관 내부를 둘러본 뒤 진영역 옛 부지에 설치된 진영역사공원을 살펴본다. 이곳에는 철로를 활용한 산책로가 마련돼 있어 철도박물관과 성냥전시관을 차례로 둘러본 뒤 날씨가 춥지 않다면 공원도 천천히 걸어볼 만하다. 옛 철로에는 이제는 운행을 중단한 열차가 놓여져 있다. 그곳에는 카페가 영업 중이라서 커피를 마시면서 열차 탑승 체험을 해 볼 수도 있다. 김해성냥전시관은 철도박물관 근처에 있는 시설이다. ‘기린표’ ‘신흥표’ 등의 성냥으로 유명했던 우리나라 ‘마지막 성냥공장’이었던 경남산업공사가 지난 2017년 문을 닫은 뒤 성냥 관련 자료를 전시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전시관 한가운데에는 과거에 성냥을 만들던 대형 기계가 설치돼 있어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벽면을 돌아가며 마련된 공간에는 성냥 제조 과정을 설명하는 영상과 사진물이 있어 기계를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알려 준다. 유리전시관에는 기성세대에게는 익숙한 ‘기린’ ‘신흥’ ‘아리랑’ 등의 상표를 붙인 통성냥과 갑성냥이 전시돼 있다. 이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성냥 제품을 둘러보고 다방에서 성냥 쌓기에 몰두하는 연인의 모습을 담은 조형물까지 감상하면 아련히 떠오르는 오랜 추억을 되살리게 된다.
■클레이아크미술관과 분청도자박물관 갈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지만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건물 자체만으로도 환상적인 공간이다. 본관인 돔하우스 외벽부터 정말 독특해서 눈길을 돌릴 수 없게 만든다. 외벽은 구운 도자 5000장을 붙여 만든 것인데, 이 자체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1호 소장품 ‘파이어드 페인팅(구운 그림)’이다. 돔하우스는 건축물이면서 도자 작품이고 회화 작품인 셈이다.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에는 ‘전시품’이 아니라 ‘건물’을 보러 가는 관람객이 연간 100만 명을 넘는다는데, 파이어드 페인팅 하나만으로도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을 방문할 가치는 충분하다. 돔하우스에 들어가면 중앙 홀을 덮은 유리 돔과 여타 박물관, 미술관과는 달리 특이한 회전식 계단으로 이뤄진 내부 구성에 다시 감탄하게 된다. 돔하우스 1층과 2층을 둘러본 뒤 2층 뒷문을 통해 또 다른 전시관인 큐빅하우스로 올라간다. 두 건물 사이에는 오벨리스크 모양의 ‘타워’가 설치돼 있다. 이 구조물도 파이어드 페인팅 1000장을 붙여 만들었는데, 훌륭한 사진 한 장 찍기에 여기보다 나은 곳은 없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