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이 통제하는 제도권 화폐의 인플레이션에 대항하기 위해 등장해 애초 발행량을 2100만 개로 한정했다. 그중 이미 1950만 개 정도가 채굴됐다. 채굴에 따른 보상으로 주어지는 비트코인 개수는 4년마다 반으로 줄도록 설계돼 있는데 이를 반감기라 한다. 올해 4월이면 4번째 반감기가 돌아오는데 현재 6.25개인 채굴 보상이 3.125개로 줄어든다. 역사적으로 비트코인 공급량이 반으로 준 2013년, 2017년, 2020년 반감기를 기점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2013년 첫 반감기를 지나고 1년도 되지 않은 그해 말 비트코인 가격은 1240달러로 41배나 뛰었다. 2017년 초 1150달러이던 가격은 반감기를 거치며 1만 9000달러까지 치솟았다. 2020년 3차 반감기 후 6만 5000달러까지 치솟던 가격은 중국의 채굴 금지와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정책 철회 등 악재로 조정을 받는가 싶더니 2021년 11월 6만 8990달러로 역대 신고가를 경신했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이다. 비트코인은 15년 역사 동안 가격이 폭락하는 두 번의 ‘크립토 윈터’를 겪었다. 2017년 정점을 찍은 후 2018년 12월에는 3400달러로 하락했다. 고점 대비 80% 이상 폭락하면서 가상화폐 ‘무용론’까지 등장했다. 이후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NFT(대체불가토큰) 등이 도입되고 블록체인 산업생태계에 대한 기대가 확산하면서 2023년 11월 다시 역사적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2022년 5월 루나 사태와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 글로벌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며 두 번째 그립토 윈터를 겪었고 2023년 1월 1만 6000달러까지 폭락했다.
신영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당분간 비트코인의 견조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고 8만~10만 달러에 도달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역사적으로도 반감기 이후 1년가량 상승세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SC)와 미국 번스타인 등의 보고서를 종합하면 연내 15만 달러(약 2억 원)까지 상승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20억 달러 돌파 등 장밋빛 전망도 쏟아진다. 금 ETF 등장 후 가격이 대세 상승기에 진입한 것처럼 향후 비트코인 가격도 급등락 없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표적 가상화폐 긍정론자인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회장은 “비트코인은 금의 모든 훌륭한 속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금이 지닌 결함은 갖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 디지털 금이 돼 뿌리 깊은 투자자산인 금을 대체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단기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역사적 가격 변동성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비트코인 투자는 위험하다는 이야기다. 장난이나 재미 기반의 ‘밈코인’이나 인공지능(AI) 코인 급등은 투기적 시장 신호라는 분석이다. JP모건 체이스는 비트코인이 4월 이후에는 4만 2000달러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반감기 이후 상승장을 이어 가던 이전 흐름과 달리 이번 강세장은 ETF 승인, 반감기, 금리 인하 등 호재가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가상화폐 시장의 앞길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재의 비트코인 역사적 고점 돌파가 ‘크립토 스프링’의 시작인지 이미 ‘크립토 섬머’를 지나고 ‘크립토 윈터’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인지 전문가 의견도 갈린다.
비트코인의 향후 시장 전망과는 별개로 최근 가상자산을 둘러싼 글로벌 시장에서의 제도화 움직임은 블록체인 특구 확대와 디지털자산거래소 출범 등 블록체인 산업생태계 조성을 미래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산에는 긍정적 분위기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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