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반대하던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던 대한축구협회의 일 처리는 이번에도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협회 내 소통은 없었고 정상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는 내부 지적이 잇따른다.
협회는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무려 100명에 가까운 후보군을 놓고 저울질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고 보니 돌고 돌아 현직 K리그 감독인 홍 감독을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감독 선임 업무를 맡았던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돌연 사임했고 이임생 기술이사가 뒤를 이어 이 작업을 지휘했다.
그런데 그동안 누구와, 어떤 조건으로 협상했는지 충분한 내부 소통이 없었다고 한다. 100명이나 되는 많은 후보를 만났는데도 적임자를 찾지 못해 결국 K리그로 눈을 돌려야 했다면 협회의 인물 정보나 협상 능력 부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라는 실무 조직이 무시당한 것도 문제로 떠올랐다.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홍 감독의 선임은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아니다”라며 이미 내부 분위기는 국내 감독으로 기울어져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 부분은 이임생 기술이사가 8일 브리핑에서 “개별적으로 5명의 강화위원에게 ‘내가 최종 결정을 해도 되느냐’는 동의를 얻고 결정했다”고 밝혀 사실상 단독 결정임을 인정했다.
협회는 박 위원의 폭로에 ‘비밀유지 서약’을 어겼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감독 선임 과정이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은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영표 해설위원이 “(이임생 기술이사가) 강화위원들과 소통한 후 발표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생략됐다”고 말한 것도 결국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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