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어 오던 부산 사하구 구평동 YK(와이케이)스틸 생산공장이 충남 당진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YK스틸 측은 기존 부지 활용법을 고민 중이다.
YK스틸은 12일 충남도청에서 부산 사하구 구평동에 있는 공장을 2023년까지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15만 7296㎡ 부지로 신축 이전하기로 충남도, 당진시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YK스틸은 3년 동안 노후화된 설비를 제외한 기존 설비를 당진으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근무지 변경을 희망하지 않는 인원에 한해서는 고용도 그대로 유지한다. 현재 YK스틸에는 4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충남 당진시와 MOU 체결
석문국가산단 내 신축 이전
대한제강 수도권 공략 매진 기대
업계 2위 싸움 더욱 치열할 듯
YK스틸은 과거 한보철강 부산공장으로, 금호산업이 운영하다 1984년 한보그룹에 인수했다. 이후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보그룹이 부도 처리되자 2002년 일본 야마토그룹이 1200억 원에 인수했다. 10여 년 전부터 구평동 일대에 아파트 단지가 개발되면서 YK스틸은 민원에 시달리기도 했다.
공장 주변 200m 내에는 6개 아파트에 3700가구가 살고 있는데 YK스틸 공장에서 발생되는 소음, 비산 먼지 때문에 매년 사하구청에 접수된 민원만 300건이 넘는다. 미리 자리를 잡았던 YK스틸로서는 억울한 부분도 있지만 이 같은 주변 환경 때문에 사업을 확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YK스틸 관계자는 “민원 부분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현재 부지를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YK스틸의 당진 이전이 수도권 공략과 업계 2위 싸움을 위한 대한제강의 큰 그림으로 보고 있다.
대한제강은 지난 6월 물적분할(기업의 전문성을 높이고 인수·합병(M&A)을 쉽게 하기 위해 회사를 쪼개는 방식)으로 YK스틸의 철강제품 생산, 판매 부문을 인수했다.
이번에 YK스틸이 신축 이전하는 부지도 대한제강이 지난해 12월 400억 원가량을 투자한 부지다.
철근 압연 생산능력 기준 연간 생산량 155만t인 대한제강은 118만t인 YK스틸의 인수하며 연 생산능력이 273만t으로 증가했다. 이는 업계 2위인 동국제강(275만t)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1위는 현대제철로 연간 335만t을 생산한다.
또한 대한제강은 경기도 평택에 있는 대한제강 공장과 충남 당진 공장의 시너지로 수도권 시장 공략에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철강 시장 수요의 60~70%는 수도권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제강이 새로운 생산 거점을 추가해 운송비 절감, 신규 고객 유치, 수요 충족 등의 효과로 2위 싸움은 매우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