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국도 승격’으로 ‘통행료 인하’ 이끌어 낸다

입력 : 2022-01-27 16:23:01 수정 : 2022-01-27 19: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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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시민·사회 등 단체 연대
국도 추진위, 정부에 건의문

부산-거제 연결 거가대교 전경.부산일보DB 부산-거제 연결 거가대교 전경.부산일보DB

전국에서 가장 비싸기로 악명 높은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를 위해 거제지역 시민사회가 다시 한 번 팔을 걷어붙였다. 이번엔 메아리 없는 막연한 인하 요구 대신, 거가대교를 국도로 승격해 요금을 현실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여야 대선 후보가 통행료 인하를 주요 공약으로 채택하도록 압박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거제지역 50개 시민·사회·노동·환경단체가 연대한 ‘거가대교 국도승격 추진 범시민대책위원회’는 26일 거제시청을 찾아 변광용 시장에게 시민 5만여 명의 서명이 담긴 대정부 건의문을 전달했다.

대책위는 2018년 발족한 ‘거가대교 통행료인하 범시민대책위’가 전신이다. 당시 지자체, 정치권과 손잡고 화물차 통행료 5000원 인하를 끌어냈다. 하지만 지역사회가 바란 ‘반값’에는 턱없이 부족한 데다, 모든 차종 확대는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이에 국도 승격만이 통행료를 낮출 가장 현실적이고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 지난달 조직을 재정비하고 대시민 선전전과 서명 운동을 진행해 왔다.

대책위는 건의문에서 “거가대교는 조선 산업의 대동맥이자, 경남과 부산을 잇는 초광역 교통망”이라며 “애초 국가가 책임지고 건설해야 할 도로임에도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해 건설비를 비롯한 운영비, 도로 수선비까지 모든 부담을 국민에게 떠안겼다”고 지적했다.


<p>거제지역 50개 시민·사회·노동·환경단체가 연대한 ‘거가대교 국도승격 추진 범시민대책위원회’는 26일 거제시청을 찾아 변광용 시장에게 시민 5만여 명의 서명이 담긴 대정부 건의문을 전달했다.</p><p><div class='wcms_ad' style= 'text-align: center;'><!-- /17526318/MO_article/mid_336x280(1) --> <div id=

거제시 제공" />

거제지역 50개 시민·사회·노동·환경단체가 연대한 ‘거가대교 국도승격 추진 범시민대책위원회’는 26일 거제시청을 찾아 변광용 시장에게 시민 5만여 명의 서명이 담긴 대정부 건의문을 전달했다.

거제시 제공

대책위에 따르면 거가대교는 침매터널 공법으로 시공돼 1km당 건설비가 인천대교의 배 이상이다. 이는 진해 해군기지로 인해 국방부가 요구한 공법이다. 그런데 인천대교는 국가재정이 49%를 부담한 반면, 거가대교는 29%에 그쳤다. 총사업비로 따지면 8.7%다. 결국 나머지 91.3%를 국민과 지방정부가 떠안았다는 게 대책위의 주장이다.

더 큰 문제는 통행요금이다. 대책위는 “가히 약탈적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승용차를 타고 총연장 8.2km인 거가대교를 통과하면 1만 원을 내야 한다. 1km당 1220원꼴로 고속도로를 포함한 전국 유료도로 중 가장 비싸다. 386km인 부산~서울 간 경부고속도로(1만 8600원)의 25.3배다. 국내 재정고속도로 평균 통행료의 9.09배, 민자로 건설된 대구~부산 간(82.1km) 고속도로의 9.5배 수준이다. 민자 고속도로 중 가장 비싸다는 인천대교보다도 2.72배 높다.


부산~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부산일보 DB 부산~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부산일보 DB

이를 두고 거가대교 건설의 목적 중 하나가 부산과 거제 관광산업 활성화인데, 비싼 통행료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게다가 통행료 부담 탓에 영세한 화물차 노동자들이 눈앞의 거가대교를 두고 먼 길을 돌아가는 통에 기본적인 물류 기능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고액 통행료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한 지역사회는 개통 전부터 요금 인하를 요구했지만, 민간 운영사는 외면했다. 그러다 최근 통행량이 급감하고, 정치권까지 가세하자 마지못한 듯 대형과 특대형 차량만 5000원씩 인하했다. 하지만 나머지 차종에 대해선 기존 요금을 고수하고 있다.

경남도는 2019년부터 매년 국토교통부에 거가대교 국도 승격을 건의 중이다. 국도가 되면 통행료를 국가재정도로 수준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매번 난색을 보인다. 민간자본이 해소되지 않은 민자도로를 국도로 승격한 전례가 없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대책위는 “도로 개통으로 얻은 편익에 대한 대가는 11년 동안 겪은 고통으로 충분하다”며 “이제라도 국도로 전환해 국가 책임 하에 관리하고, 통행료도 국가재정도로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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