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대출이 연장되지 않아 공매 절차가 진행되던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워터파크가 대환대출을 통해 고비를 넘겼다. 엘시티PFV 측은 이르면 오는 6월 워터파크 개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존 계약업체와의 법적 분쟁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는데다 대주주 간 갈등이 표면화된 게 문제다.
엘시티PFV는 8일 “대출 연장이 되지 않았던 새마을금고 14곳으로부터 빌린 500억 원을 최근 미래에셋증권에서 대환대출을 받아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엘시티PFV는 워터파크를 담보로 새마을금고 14곳으로 구성된 대주단에게서 빌린 500억 원을 대출 만기일인 지난해 12월 30일까지 상환하지 못했다. 엘시티PFV는 대출 연장을 원했지만, 새마을금고 1곳이 반대하자 대주단은 대출 연장 불가 판단을 내렸다.
이로 인해 공매 절차가 진행 중이었는데 이번 대환대출을 통해 공매 위기를 넘기게 됐다. 엘시티PFV는 새로운 운영사로 선정한 (주)이도의 계열사인 이도클럽디해운대와 협의를 통해 사업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엘시티PFV 관계자는 “실내 장식 등을 정비하면 이르면 6~7월에는 개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시티PFV의 계획대로 6월에 워터파크가 문을 연다면 준공된 지 3년 만에 엘시티의 핵심 관광 콘셉트 시설인 워터파크가 시민에게 첫선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지난해 매매계약을 해지한 기존 업체와의 법적 분쟁과 대주주 간 갈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엘시티PFV와 워터파크 매매 계약을 맺었던 파라다이스 유토피아(이하 유토피아)는 1월 부산지검에 이영복 회장 등을 사기죄로 고소했다. 유토피아 측은 엘시티PFV가 엘시티 워터파크의 정상적인 매매가 불가능한 것을 인지하고도 이를 속인 채 매매계약을 추진했다며 법적 분쟁을 이어 가고 있다.
특히 파라다이스유토피아는 지난달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 워터파크 사무실을 점거하고 사무실 복도 등에 이영복 회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포스터와 현수막을 게재하는 등 갈등의 수위를 높인 상태다.
엘시티PFV의 2대 주주인 ‘강화’는 최근 “위법한 이사회 개최로 체결된 계약이 무효임을 고지하고 이사로서 조사 감독을 실행할 것이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강화 측은 “막대한 금융비용을 초래하는 대환대출은 주주 이익에도 반할 뿐더러 소유권 분쟁이 발생한 상황 속에서 새로운 매수자와 계약하는 것은 향후 더 큰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새로운 업체가 매매 의향을 갖고 있으면 공매 절차를 진행해 이해당사자의 분쟁과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엘시티PFV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엘시티PFV 관계자는 “정상적인 이사회를 통해 계약이 진행됐기에 법적으로나 절차적으로나 문제가 없다”며 “공매로 워터파크를 넘길 경우 현재 가치보다 더 낮게 평가받을 확률이 높아 이사회에서 공매하지 않기로 합리적인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