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부산의 대표적인 정비사업장 가운데 하나인 부산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촉진3구역이 시공사인 DL이앤씨와의 갈등(부산일보 10월 29일 자 1면 등 보도)을 극적으로 봉합했다.
14일 지역 정비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촉진3구역 조합 측에 지난 13일자로 ‘변경계약 및 도급 공사비 송부의 건’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따르면 DL이앤씨는 다음 달 착공을 기준으로 평(3.3㎡)당 828만 원의 공사비를 요청했다. 시공사는 이 단지의 일반 분양가를 평당 평균 3600만 원으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DL이앤씨는 “최근 당사의 업무가 원활하지 못해 조합원들에게 불편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DL이앤씨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표준사업약정서’에 날인을 거부하면서 조합과 마찰을 빚었다. 이 약정서에 시공사가 날인을 하지 않으면 HUG의 보증 승인을 받은 사업비를 사용할 수 없어 이주비 등 자금 조달이 불가능해진다.
갈등의 원인은 공사비 인상 폭을 두고 시공사와 조합의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당초 DL이앤씨가 제안한 평당 공사비는 765만 원이다. DL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한 ‘아크로 라로체’를 선보이며 지하 6층~지상 60층, 18개 동에 3550세대가 들어설 아파트를 짓겠다고 했다.
촉진3구역은 다음 달 7일 시공사 유지 여부를 두고 총회를 열기로 했다. DL이앤씨가 조합과 평행선을 그었다면 시공사가 해지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공문으로 시공사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감안할 때 합리적인 공사비를 제안하면서 시공사 지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DL이앤씨 측은 총회에서 시공사 유지로 결정 난다면 HUG의 표준사업약정서에도 곧장 날인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에 DL이앤씨가 제안한 828만 원이라는 공사비도 추후 재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힘들다. 신속한 정비사업 진행과 적정 수준의 공사비 인상을 조율해 나가는 것이 남겨진 과제라는 분석이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