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유엔 플라스틱 협약 정부간협상위원회 5번째 마지막 회의가 열린다.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협약을 도출할 예정으로, 국내외 환경단체는 강력한 플라스틱 생산 감축 등 구속력 있는 합의를 촉구하며 부산에 모인다.
22일 유엔과 부산시에 따르면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유엔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회의(INC-5)’가 열린다. 170여 개국 유엔 회원국 정부 대표단, 국제기구, 환경 전문가 등 4000여 명이 부산을 찾는다.
이 위원회는 유엔 산하 환경 부문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유엔환경총회(UNEA) 결의에 따라 해양 플라스틱을 비롯해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만들기 위해 조직한 정부 간 협상 기구다.
2022년 11월 우루과이 푼타델에스테에서 1차 회의가 열렸고, 2023년 5월 프랑스 파리에서 2차 회의, 같은 해 11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3차 회의가 차례로 열렸다. 지난해 10월 마지막 회의는 부산에서 여는 것으로 합의했다. 올해 상반기 캐나다 오타와에서 4차 회의가 열린 데 이어, 부산에 모여 정부 협상 대표단이 머리를 맞댄다.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각국 대표단이 모두 부산에 모이는 만큼, 국내외 환경 단체도 부산으로 집결한다. 앞서 지난 15일 글로벌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환경 감시선 ‘레인보우 워리어호’가 8년 만에 부산항으로 입항해 플라스틱 생산 감축의 중요성을 알렸다. 그린피스와 플라스틱협약 부산시민행동, 플뿌리연대(플라스틱을 뿌리뽑는 연대) 등 국내 시민환경단체는 23일 부산 해운대구 올림픽공원에서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1123 시민 행진’을 벌인다.
회의가 시작되는 25일 오전 플라스틱 부산시민행동과 플뿌리연대는 벡스코 제2전시장 앞에서 ‘STOP PLASTIC! 유엔 플라스틱협약(INC-5) 생산감축 촉구 기자회견’을 연다. 이들은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9%에 불과한 데다, 플라스틱 1t당 5t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위기를 일으키는 주범 중 하나인 만큼 강력한 생산 감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이들은 “플라스틱은 99%가 화석연료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추출과 정제, 분해, 소각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며 “2020년 기준 한국은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이 연 88kg으로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고, 플라스틱 생산량도 세계 3~4위를 차지할 정도로 플라스틱 문제에 책임이 크다”고 설명했다.
앞선 열린 1~4차 회의에서는 석유화학 산업계와 산유국의 반대로 이렇다 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그만큼 부산 회의의 중요성이 커졌고 의미 있는 합의가 이뤄질지 관심을 끈다. 국내외 환경단체는 부산 회의에서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포함한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을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부산시는 INC-5 회의를 계기로 11월 한 달간 ‘플라스틱 없는 주간’을 운영한다. 23~2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에서 ‘’하이 부산, 바이 플라스틱’ 시민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오는 26일에는 ‘부산시 순환경제 정책 포럼’을 열어 시 환경 정책을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