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15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뒤 15개월만이다. 양측 무력 충돌이 멈추면서 레바논과 이란 등으로 확산되던 중동 분쟁도 변곡점을 맞았다.
중재국 카타르, 하마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양측은 일단 42일간 교전을 멈춘 뒤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하면서 영구적 휴전을 논의하는 3단계 휴전에 합의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오는 19일 휴전이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470일 만에 총성이 멎는 셈이다. 그간 가자 분쟁 종식을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중동에서 인질들을 위한 합의(석방 합의)에 도달했다”며 “곧 풀려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내각은 16일 오전 휴전안을 승인할지 표결한다. 이스라엘 연립정부 내 일부 강경파 각료는 휴전에 반발하고 있지만 반대표를 던질지는 미지수다.
합의안을 보면 하마스는 6주간 이어질 휴전 첫 단계에서 여성과 19세 미만 청소년 등 인질 33명을 석방하게 된다. 이스라엘은 석방되는 자국 민간인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을, 이스라엘 여성 군인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50명을 각각 풀어주기로 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휴전 첫 단계에 가자지구에서 점진적으로 병력을 철수한다. 휴전 기간 매일 트럭 600대 분량의 인도주의적 지원 물품이 가자에 반입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2단계가 되면 이스라엘 남성 군인 인질이 석방되고 이스라엘군도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수하게 되며, 최종 3단계에서 중재국과 유엔의 감독 하에 가자지구 재건 사업을 시작한다.
앞서 양측은 전쟁 발발 한 달 후인 2023년 11월 일주일 동안 휴전하면서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하기도 했다. 그러나 곧장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합의 위반을 주장하면서 교전이 재개됐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