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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러진 마이크' 저널리즘을 외치다] ③ TV에서 사라진 YTN 기자들

    입력 : 2012-02-22 09:36:00 수정 : 2012-02-22 10: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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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정권 방송 장악 의도에 맞선 노조 간부 6명 해고

    MB 언론 특보 출신 낙하산 구본홍 사장에 반대하다 해직된 YTN 6명의 기자들이 뉴스 화면에 나오지 못한 지 1200일이 훌쩍 넘었다. YTN노조는 해직 기자들을 복직 시키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피켓 시위를 벌이며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제공

    '나는 1천200일째 해직 기자다.' YTN 출신 우장균 전 한국기자협회장의 '카카오톡' 프로필에 적힌 말이다. 지난 2008년 8월, YTN 노조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캠프 언론특보였던 구본홍 사장의 임명에 항의해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다. 그리고 그 해 10월 노조 간부 6명이 해고됐다. 우장균 기자도 그들 중 하나다. TV 뉴스에서 사라진 기자들, 그들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 "방송 3사 언론 장악 과정 비슷해"

    6명의 해고자(노종면 우장균 현덕수 조승호 권석재 정유신)는 아직도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한때 YTN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손꼽히던 '돌발영상'을 만든 노종면 기자. 당시 노조위원장이었던 그 역시 해고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최근 해직 언론인들이 만든 인터넷 방송 '뉴스타파'의 앵커로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함께 해고됐던 권석재 기자가 카메라를 맡고 있다.

    "뭐 특별한 기분은 안 들어요. 해야 할 일이 주어졌고, 해야지 하는 생각뿐이에요. 별다른 감흥을 느낄 여력이 없어요."

    3년이 넘도록 해직 기자라는 불안정한 신분으로 살아온 그다. 목소리에서 피곤함이 묻어난다. 그러나 '뉴스타파'에 대한 대중의 호응은 폭발적이다. 첫 회는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조회수가 지난 20일 현재 80만 건을 넘어섰다. 전 MBC 노조위원장 출신인 'PD수첩'의 이근행 PD도 든든한 동료로 함께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노 기자는 "MBC, KBS 등 방송 3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징그럽게 비슷하다"며 "방송 장악을 위한 조정자가 윗선에 존재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KBS 정연주 전 사장의 해임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라 불리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개입됐다.

    MBC 김재철 사장과 관련해서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위원회 이사장은 "'큰집'에 불려가 조인트 맞고 깨진 뒤 좌파 정리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YTN 사태의 경우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이 지속적으로 협박성 발언을 했어요. 청와대를 정점으로 고위 관료를 통해 이뤄지는 방송 장악 방식이 동일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직후 한나라당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방송을 손봐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어요. 제가 '돌발영상' PD할 때 보도도 나갔습니다."

    그는 현재 YTN의 '돌발영상'에 대해서는 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돌발영상'을 처음 제작하면서 이름도 직접 지었습니다. 지금 프로그램에 그 이름을 붙이는 게 치욕스럽죠."

    YTN 해고자 6명은 회사 구성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희망펀드'로 생계를 지원 받고 있다. YTN 노조에 따르면, 기금은 12억 원이 모였고 지원 금액은 임금의 60~70% 수준이다.


    "인기 프로 '돌발영상' 등 손보기
    신재민 전 차관 지속적 협박 발언"


    ■ 꺼지지 않는 촛불

    YTN 사태는 3년을 훌쩍 넘겼지만, 공정 방송 쟁취와 해직 동료 되찾기를 위한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위원장 김종욱)는 23일부터 5일간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간다. 이번에는 기필코 권력의 술수에 밀려난 동료들을 되찾겠다는 입장이다. 다음달 20일 임기가 끝나는 배석규 사장이 지난 2009년 '밀실 이사회'를 통해 사장이 됐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결의도 높다.

    노조는 지난 달 설문조사를 벌여 조합원의 84%가 배석규 현 YTN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배 사장은 사장추천위원회, 보도국장 추천제를 무시하고 독단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YTN 노조 관계자는 "배 사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야에 있을 때 제작까지 마친 인터뷰 기사를 말도 안되는 이유를 들어 방송에 내보내지 않았다"며 "4대강이나 대통령 사저 문제 등도 해명 위주로 편집하는 등 각종 불공정 보도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 1월 11일에는 '해직자 복직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도 만들었다. 이들은 매일 사내에서 번갈아 피켓시위를 벌인다. 270여명의 비대위 소속 사원들은 징계를 불사하고 사장 연임 반대 및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공개 서명을 했다.

    한국기자협회도 전국 180개 회원사 기자 8천 여명을 상대로 탄원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비대위는 지난 8일 대주주인 한전KDN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사장 선임 절차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비대위는 "배석규 사장은 경영실적 부풀리기, 킬러컨텐츠인 '돌발영상' 무력화, 징계와 소송 남발 등 낙하산 사장이었던 구본홍 씨보다 회사를 더 피폐하게 만들었다"며 "날치기 사장 선임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대주주와 이사회가 도와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YTN 노조는 새해를 맞아 최후통첩 성격의 성명서를 내고, 사측에 해고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그러나 회사는 "새해 벽두에 해고자 문제를 내세워 다시 회사 흔들기를 하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YTN 관계자는 "해고자 복직은 대법원 판결에 따른다는 게 변함 없는 입장이고, YTN은 5년 연속 가장 신뢰도 있는 미디어로 선정될 만큼 공정보도에도 문제가 없다"며 "노조가 주장하는 사장추천위원회는 사규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고 의무도 전혀 없다. 위원회로 뽑은 사장에 대해서도 노조가 반대한 전력이 있어 이번에도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심층기획팀=이재희·박세익·이자영 기자 deep@busan.com


    시리즈 목차

    ① MBC 뉴스가 왜 이리 짧아?
    ② KBS, 국민의 방송 맞나
    ③ TV에서 사라진 YTN 기자들
    ④ 언론장악 욕심의 산물 '종편'
    ⑤ 대안언론, 시대정신의 분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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