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역에서 강릉역까지 단계별로 진행됐던 동해선 철도 건설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새해 1월 1일부터 부산에서 강원도까지 신형 열차를 타고 빠른 시간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부산에서 강원도까지는 먼 길이었고 대중교통으로 여행하기에는 부담스러웠다. 기존 열차를 이용해 부산에서 강릉으로 가려면 부전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동해역까지 6시간 30분 걸려 가야 했다. 열차도 하루 1편성도 안 됐다. 이후 동해에서 강릉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제때 환승된다 해도 8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였다. 특히 기존 열차는 동해안을 타고 쭉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경북의 안동 영주 등 내륙지역을 거쳐서 23개 역에 정차하게 돼 승객들의 부담이 컸다.
그러나 이제 동해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이런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다만 1년 정도는 ‘ITX-마음’ 열차를 투입해 시간은 최단 4시간 40분, 최장 5시간 20분이 걸린다. 동해선 포항~삼척 구간에 신설된 13개 역을 대부분 정차하는 데다 삼척~동해 구간은 기존 열차노선을 이용해야 해 빠른 속도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1년 후 ‘KTX-이음’이 투입되면 속도가 빨라지고 정차역도 줄어들면서 부전~강릉 구간은 최단 2시간 35분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고속열차인 KTX-이음 열차 제작이 밀려 있고, 동해선 승객수 추이를 보겠다는 설명이다.
먼저 부전역에서는 기존 전철 구간인 동해선을 타고 센텀~신해운대~기장~남창역을 거쳐 울산까지 달린다. 정차역은 일단 잠정적으로 정해진 것이다. 이후 2021년 개통된 울산~경주~포항 구간은 복선전철 구간을 달리다 이번에 개통된 포항~삼척 단선전철 구간을 주파하게 된다. 단선전철이어서 열차가 교행을 하려면 한개의 열차는 기차역에서 잠시 대기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강릉~동해~삼척~울진~영덕~포항~경주~울산을 거쳐 부산까지 363.8km 구간이 모두 연결된다.
이번에 포항~삼척 구간에 새로운 역 13개가 신설됐다. 영덕의 영해역, 고래불역과 울진의 후포역, 평해역, 죽변역, 삼척의 옥원역, 임원역, 근덕역, 삼척역 등이다. 규모가 큰 역은 아니지만 기차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지역의 명물을 형상화한 아름다운 역사로 지어졌다. 열차 운행은 부전역에서 강릉역까지 하루 4회 운행한다. 여기에 동대구역에서도 강릉역까지 4회 운행한다. 첫 열차는 부전역에서 오전 5시 20분께 출발할 예정이다.
강릉으로서는 큰 호재다. KTX 경강선(서울~강릉)이 개통하면서 강릉 일대가 수도권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가 됐지만 동남권에서 강릉까지 접근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번에 부산뿐만 아니라 동대구역에서도 강릉역까지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강릉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ITX-마음 열차는 지난해 8월 공개된 코레일의 신형 열차로, ITX-새마을호 이후 10년 만에 나왔다. 최고 속도는 시속 150km이며 4칸(264석) 또는 6칸(392석)으로 한 편성이 구성된다. 동해선에는 우선 4칸 열차가 운행될 전망이다. 열차의 외관은 바람의 저항을 고려한 부드러운 유선형으로 디자인됐으며 ITX-새마을의 계보를 잇는 빨강과 검정의 강한 색채 조합이 특징이다.
차내 편의시설은 KTX 수준으로 제공된다. 열차 내 무선인터넷, 좌석당 전원 콘센트와 USB 포트, 독서등 등 개인 설비를 갖췄다. 또 객실 영상장치, 수유실 등을 고급화하고, 일반 열차 중 최초로 객실 사이에 입석 승객을 위한 간이석을 설치했다. 아울러 방범용 CCTV, 위급 상황 비상호출 스위치, 자동심장충격기 등도 설치됐으며 좌석공간도 넓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동해선 구간이 완성될 쯤에 코레일 측에서도 신형 열차가 도입되기 시작해 새 노선에 새 열차가 투입되게 됐다”며 “동해선은 한반도 동쪽의 여객 및 화물 수송의 주요 철도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