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인질 살해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김상훈(56)이 부산교도소에서 수용자를 폭행해 추가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상해와 폭행 혐의로 기소된 김상훈에게 최근 징역 6월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9월 13일 밤 9시 30분께 부산교도소 수용실에서 잠자던 50대 A 씨의 얼굴을 주먹과 발로 수 차례 가격하고, 볼펜으로 뒤통수를 세 차례 찌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씨는 같은 날 또 다른 수용자 B 씨에게도 다가가 이마와 뒷목 등을 주먹과 발로 폭행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폭행은 A 씨가 비상벨을 눌러 교도소 근무자가 오고 나서야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 씨는 평소 두 사람과 거실 생활 문제 등으로 감정이 좋지 않았다. 사건 당시 이들은 TV 드라마를 시청한 뒤 잠든 상태였고, 김 씨는 갑자기 폭행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놀란 A 씨가 “살려달라”며 교도소 근무자를 불렀고, 비명을 듣고 깬 B 씨는 “비상벨을 눌러라”며 A 씨를 도우려 했다. 김 씨는 이전에도 동료 수용자들을 폭행한 전력이 수 차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상훈은 A 씨와 B 씨가 먼저 자신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들이 속옷 차림으로 잠든 상태였던 점 등을 들어 김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봤다. 또 피해자들이 실제로 김 씨를 폭행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엄격한 규율에 따라 공동생활이 이뤄져야 할 교도소 내에서 동료 수용자인 피해자들을 폭행하거나 상해를 가했다”며 “범행의 내용과 수법 등을 볼때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결했다. 이어 “피고인의 폭력 성향이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으며, 재범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상훈은 2015년 1월 안산 상록구 본오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별거 중이던 아내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남편 C 씨의 집을 찾아가 아내와 C 씨 자녀 등을 인질로 붙잡고, 귀가한 C 씨와 그의 딸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2016년 5월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당시 김 씨는 약 23시간 동안 인질극을 벌이며 경찰과 대치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