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라 싱크홀이 발생한 부산 도시철도 사상~하단선의 준공 시기가 당초보다 1년 이상 지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준공이 지연되면 2027년 개통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교통공사는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를 2027년 12월까지 1년 연장한다고 25일 밝혔다. 당초 2026년 12월에 준공과 개통을 마치겠다는 계획을 1년 미루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공사가 마무리되고 시행하는 시운전이 7~8개월가량 소요되는 것까지 고려하면 내후년 개통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교통공사는 공사 연장 이유로 승학산 낙석 사고와 역사 신설, 이전을 꼽는다. 2019년 승학산 산사태로 당초 승학산 중턱에 조성하기로 한 차량 기지창이 위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 일대 지역 주민이 발파 작업을 반대하는 등 지역 여론에 부딪히며 기지창을 사상구 엄궁동으로 옮기게 됐다. 또한 사상구 새벽로 구간에 역 하나를 신설하고 당초 동서고가 하부에 있던 역을 새벽시장 쪽으로 200m 옮기는 등 공사 계획도 바뀌었다.
교통공사는 후속공사 설계와 이에 따라 늘어난 총사업비를 책정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했다. 이에 2025년 6월 최종적으로 1366억 원 사업비를 추가로 확보, 공사 기간도 1년 늘리기로 했다.
지난달 말 기준 사상~하단선 전체 공정률은 73.2%인데, 4공구 공정률은 57.1%로 다른 공구에 비해서도 공사 속도가 확연히 뒤처져 있다. 2,3,5공구 공정률은 80%대를 기록해, 휴게실 등 내부 구조물 조성과 전기, 통신 등 마무리 공사만 남겨둔 상태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부산시 서부산권 균형발전 프로젝트와 승학산 산사태로 사업계획을 바꿔야 했던 상황이었다”며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를 협의한 행정절차 소요 기간 1년을 공기에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도 시작한 공사가 2027년까지 예정되면서 사상~하단선 일대 공사 현장 인근 주민들은 조속한 공사를 요구한다. 도심 한가운데 대규모 굴착 공사가 이뤄지는 탓에 주택에 균열이 가 언제 집이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2023년부터 지난 4월까지 사상~하단선 인근에서 14차례 싱크홀이 발생한 것도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지난 24일 부산시의회 2층 중회의실에서는 공사 현장 주민들이 참석한 ‘사상-하단선 싱크홀 방지, 안전 개통, 피해 보상을 위한 간담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사상구 지역위원회 서태경 위원장은 “현재 싱크홀 방지 대책은 지하 2m 이상 싱크홀 유무는 알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부산시, 부산교통공사는 지역 주민들 불편이 가중되는 것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상구 감전동 새벽로 부산은행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A 씨는 “공사 기간 상수도관이 뒤틀려 물이 새고, 집이 기울기도 했다”며 “부산교통공사에 전화해 보면 집이 노후화돼 그렇다는 말밖에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