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고용, 나체 쇼 등 퇴폐영업의. 대명사인 부산 沙上구 甘田동 속칭 포푸라마치 술집 일대를 언제까지 단속의 사각지대로 방치해 둘 것인가. 최근 경찰관 부인이 실제업주인 이곳의 한 업소가 국교 졸업반 여자어린이를 고용, 술시중과 나체 쇼 윤락을 강요한 사실이 本報에 보도되면서 차제에 이곳을 철저히 정비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경찰과 구청은 그러나 문제점이 불거질 때마다 형식적인 일회성 단속에만 그쳐 사회적 병폐에 대한 척결 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포푸라마치의 퇴폐 영업 실태와 단속 현황 향후 대책 등을 알아본다.
실태
가로수변에 포플러 나무가 많이 서 있는 데서 유래한 포푸라마치는 미성년자 고용과 나체 쇼 등 퇴폐영업으로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포푸라마치 내 술집은 모두 1백60여 개로 당초 1백20여 개는 대중음식점 허가를 얻었으나 퇴폐영업으로 적발돼 허가가 취소되고 현재 50여 개만이 대중음식점 허가를 얻은 상태다. 그러나 이마저도 업태위반을 하고 있으며 무자료 술을 공공연히 판매하고 있다.
지난 70년대 중반 沙上 공업단지가 활성화되면서 그 부산물로 자연 발생한 포푸라마치는 지난 89년 부산 蓮堤동 巨堤동과 釜山鎭구 堂甘동 일대 유사 유흥업소까지 흡수, 현재의 규모에 이르렀다.
이번 국교 졸업반 金모양(13)의 접대부 고용사건이 보여주듯 포푸라마치는 퇴폐의 극단을 걷고 있다. 접대부들의 연령이 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10대 후반~20대 초반이었으나 현재는 평균 17세 가량으로 낮아졌다는 게 沙上구청 한 관계자의 분석이다. 지난 3일 새벽 부산경찰청 강력수사대가 포푸라마치 일대를 불시에 덮쳐 14개 업소를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는데 이곳 여종업원 41명중 미성년자가 절반이 넘는 22명이나 됐다. 특히 최근에는 나이 어린 접대부 선호 풍조에 편승, 업주들이 나이 어린 소녀들을 구하는데 혈안이 돼 있어 연령층은 더욱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곳 업소는 오후 6시께부터 서서히 문을 열기 시작해 오후 10시가 넘어야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심야영업을 일삼고 있다. 종업원은 평균 3~4명으로 손님이 몰릴 경우 업소끼리 서로 종업원을 교환한다. 이들 업소는 손님들에게 필수적으로 나체 쇼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정량의 술을 마시는 손님들에겐 다락방에서 즉석 성관계까지 허용하고 있다.
부작용
포푸라마치의 퇴폐영업은 각종 사회적 병리 현상의 온상이 되고 있다. 우선 10대 소녀들의 고용문제다. 미성년 종업원이 이곳의 트레이드마크가 되면서 업주들은 앞다퉈 「소녀 사냥」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미성년 종업원 선호는 사춘기 소녀들의 가출을 조장하고 가출 소녀들을 바른길로 인도하기 보다는 영업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반인륜적 행위까지 벌어지고 있다. 업주들은 처음에는 「고임금 및 숙식보장」이란 그럴듯한 문구로 가출 소녀들을 유혹, 일단 성폭행한 뒤 자포자기하게 만들고 있다.
또 이들 종업원의 돈벌이 행태는 인근 沙上공단 내 노동자들로 하여금 근로의욕을 상실하게 하고 중도에 나쁜 길로 빠져들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일대 종업원들은 월급이 50만원 정도지만 손님들로부터 받는 팁까지 합하면 한 달에 쉽사리 80만원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다. 한달 꼬박 일하고도 월수 60만원 미만인 신발공장 노동자들과는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경찰에 적발된 포푸라마치 내 K술집 종업원 金모양(19)은 『沙上공단 내 모 신발갑피 제조회사에서 1년간 일하다 친구의 소개로 이곳에서 일하게 됐다』고 밝히고 『회사보다 훨씬 편하게 일하고도 많은 돈을 벌 수 있어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다』고 경찰에서 밝혔다.
특히 이곳 종업원 3백여 명 중 보건증을 가진 사람은 한 명도 없으며 보건소에서 정기검진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에이즈는 물론 성병에도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단속 현황 및 문제점
관할 경찰과 구청은 몇 년 전부터 포푸라마치에 대한 나름대로의 단속 활동을 펴왔다.
지난해만 해도 부산 北部 경찰서는 25차례 단속에 때 20명의 업주를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올 들어서도 6명의 업주를 구속했다. 하지만 이 같은 단속은 오히려 업주들에게 「면역」만 키워줄 뿐 실효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주들은 한번 구속되면 2천만 원 정도의 변호사 수임료만 들이면 언제든지 보석이나 집행유예로 나올 수 있으며 이 정도의 돈은 한 달만 바짝 영업하면 보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소들은 대리사장을 내세워 구속되고도 계속해 배짱 영업을 하고 있다. 따라서 당초 대중음식점 허가를 받은 1백20개소 중 두 번 이상 적발된 70여 개소가 허가가 취소됐지만 무허가 유흥업소를 계속 운영해 오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업소들은 경찰과 심지어 검찰 관계자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 단속정보를 빼내고 있으며 번영회를 통해 엄청난 로비활동까지 벌이고 있어 단속이 한계에 와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이들 업소는 회비를 내지 않거나 조직에 가담하지 않으면 경찰에 고의로 제보를 줘 단속 당하게 하는 등 보복도 서슴지 않고 있다.
여기다 구청과 경찰도 서로 업무를 미루며 단속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은 당초 이곳 업소가 대중음식점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업태위반이나 심야영업 접대부고용 등은 식품위생법 위반 행위로서 구청에 단속 책임이 있다고 발뺌하고 구청은 미성년자 고용은 미성년자 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이 단속할 사항이라며 서로 단속을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대책
무엇보다도 강력한 단속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경찰과 구청은 말썽이 날 때마다 일회성 단속을 벌이기 보다는 연중 합동단속반을 편성, 불시에 현장을 덮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지난해 구청과 경찰이 합동 단속을 벌인 경우는 거의 없다.
부산시와 관할구청은 이곳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 연중관리에 힘써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곳이 단지 업태위반이나 무허가 영업을 하는 곳으로 인식하기보다는 갓 피어난 소녀들을 마구잡이로 끌어가는 반 인륜 반사회적인 범죄지역으로 인식, 단속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나이 어린 접대부를 선호하는 어른들의 비뚤어진 음주문화도 개선돼야 한다.
포푸라마치를 찾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미성년자들의 나체 쇼를 구경하기 위해 최후 코스로 이곳을 선택한다. 수요가 있는 한 공급원을 차단하기가 어려운 수요공급의 원리가 여기서도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