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정치권 인맥, 고리는 '손태인·노건평' 무기는 '돈'

입력 : 2009-04-09 11:11:00 수정 : 2009-04-09 14: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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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는 '손태인·노건평'…무기는 '돈'

손태인

PK 정치권을 초토화시키며 이젠 '악연 중의 악연'이 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치권 인맥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지역 정치권 인사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박 회장이 정치권과 처음 인연이 닿은 것은 박 회장과 같은 밀양 출신의 신상식 전 의원(11~14대)과 작고한 부산의 손태인 전 의원과의 관계에서 출발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신상식 통해 PK정치권과 안면… 건평씨의 땅 사주기도

신 전 의원은 각각 5·6공 시절 실세였던 허삼수·최병렬씨와 부산고 동기로, 박 회장은 신 전 의원을 통해 이들 뿐만 아니라 박관용 전 의장, 서석재 전 의원 등 PK지역 정치권 인사들과 안면을 텄다고 한다.

손 전 의원은 박 회장과 어린 시절 옆집에 살았던 절친한 친구였다. 이기택 전 의원이 이끌던 '꼬마 민주당'을 거쳐가며 손 전 의원이 수차례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지는 동안 박 회장은 재정적 후원을 아끼지 않았고, 손 전 의원과 함께 꼬마 민주당에 몸담았던 인사들과도 연이 닿게 된다.

박 회장의 본격적인 정·관계 인맥확장은 80년대 후반 태광실업이 급성장하면서부터라는 것이 정설. 3당 합당 이후 김영삼 정권이 출범하면서 핵심실세였던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 등 옛민주계 인사들과의 끈은 청와대까지 이어갔다.

이무렵 청와대에 근무했던 한 인사는 "당시 청와대 직원 상당수가 박 회장 회사에서 만든 신발을 선물받았다"고 회고했다.

박 회장의 '인맥 쌓기' 무기는 역시 돈이었다. "박연차가 통은 확실히 컸다"는 게 박 회장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평이다. 어머니 칠순잔치 때 경주의 호텔을 통째로 빌려 1박2일간 잔치를 벌인 일화는 그의 씀씀이를 짐작케한다.

박 회장이 '운명적'이라고 표현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인연도 꽤나 오래 됐다. 지난 1988년 당시 국회의원에 출마한 노 전 대통령의 선거 자금 마련을 위해 형인 건평씨가 땅을 내놓았는데 이를 박 회장이 사주었다.

PK지역 한 의원은 "박 회장과 술을 먹은 일이 있는데, 그 자리에 당시에는 야인이었던 노 전 대통령이 왔었다. 박 회장은 갑자기 찾아온 노 전 대통령에게 반말로 '또 왔냐'고 핀잔을 주더라"며 스스럼없었던 두 사람의 관계를 기억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현직 대통령과 그의 후원자라는 막강한 권력관계로 발전했다. 참여정부 핵심실세인 이광재 의원과 검찰에 소환된 서갑원 의원 등 친노 386과의 인연은 이때부터 본격화됐고, 그런 후광을 입은 탓인지 그의 사업도 갈수록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운명적'이라는 그의 말대로 박 회장의 추락은 노 전 대통령도 동반추락을 낳았고, 박 회장의 넓은 정치권 인맥은 당사자들에게 '부패'의 흔적으로 남게 됐다.

전창훈 기자 j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