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환자 역외유출 손실 연 4천억
입력 : 2009-08-12 10:31:00 수정 : 2009-08-12 14:29:06
지역환자의 역외유출에 따른 실제 손실 비용 총액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집계 진료비보다 6배에 가까운 4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부산시의사회와 4개 대학병원 병원장들은 환자 역외유출에 따른 지역의료 공동화 현상을 막고 지역경제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긴급 대책회의를 갖기로 했다.
인제대 보건행정학과 강성홍 교수팀의 조사에 따르면 당초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진료비 766억원(본보 7월 21일 1면 보도)에다 △공단 보고누락 의료비 △환자·보호자 교통 숙박비 등의 비의료비 △간병비, 병문안 △간접비용(기회비용 및 쇼핑) 등을 합치면 서울진료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4천4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비 766억에 비의료비·간접비 등 추가 지출
市의사회 · 4개 대학병원 13일 긴급 대책회의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부산지역 역외환자 진료비 총액은 766억원이지만 여기에다 공단 통계에 잡히지 않은 비보험 (건강보험에서 인정해 주지 않는 의료서비스) 비급여 항목의 진료비도 36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형수술 종합검진 등 일반환자와 자동차보험 산재보험 등 공단에 통계 자체가 잡히지 않는 항목의 진료비도 4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개원가에서 시행되는 성형수술과 피부 레이저 시술을 비롯해 대학병원에서 이뤄지는 종합검진은 공단에 보고 자체가 누락되고 있으며 자동차보험 산재보험 등도 공단 통계에 잡히지 않는 항목이다.
비의료비용의 경우 환자와 보호자의 교통비와 숙박비 식대를 비롯해 간병비와 병문안 등에 소요되는 비용도 1천99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입원환자의 비의료비용은 총 입원진료일 17만2천일을 기준으로 하루 보호자 숙박 및 식대 10만원, 환자와 보호자 교통비 1회 입원당 12만원으로 추산했을 때 총 191억원으로 조사됐다. 외래환자는 연인원 62만3천명 기준으로 환자 1명당 보호자 0.5명이 동반한다고 가정했을 때 교통비와 식대(15만원 기준)는 1천40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를 서울에 두고 내려오면서 수발을 위한 간병비와 환자 가족과 친지들이 병문안을 가는 비용도 4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다 환자와 보호자가 서울을 가지 않고 부산에서 진료를 받은 뒤 진료시간을 절약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기회비용이 약 600억원(1인당 하루 6만원 기준)에 이르며 쇼핑 등 의료 외적인 비용도 300억원에 이르는 등 총 간접비용이 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인제대 보건행정학과 강성홍 교수는 "부산에서 올라간 입원환자의 80%가 서울의 종합전문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지역의 대학병원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어떤 이유 때문에 서울로 올라가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지역환자와 의사들을 상대로 수요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근 부산시의사회 회장과 부산대 인제대백병원 동아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등 부산지역 4개 대학병원장들은 지역환자의 역외유출 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13일 부산시의사회 회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는 역외유출 실태보고와 함께 지역 의료계의 공동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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