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천사의 유혹' 촬영 현장을 가다

입력 : 2009-11-12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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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남 재성, 악녀 아란에 달콤한 복수 ?

배수빈

'아내의 유혹'에 이은 SBS의 또 다른 복수극 '천사의 유혹'이 중독성 있는 스토리를 무기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절치부심 복수를 꿈꿔온 유혹남 '재성'이 등장하면서 그동안 원없이 가족의 복수를 해온 악녀 '아란'은 죗값을 치러야 하는 시간이 왔다. 극 후반을 책임질 두 사람을 SBS 탄현 제작세트에서 만나봤다.

·'재성' 역 배수빈 독한 연기, 맛깔나고 탄력

"'달콤한 복수'라고 하죠? 모든 걸 주었던 여인에게 배신을 당한다면 누구나 고통을 안겨주고 싶지 않을까요?"

탤런트 배수빈이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 SBS 드라마 '천사의 유혹'에서 '재성' 역을 맡은 그는 6회까지 등장한 '현우' 역의 탤런트 한상진을 대신해 드라마에 합류했다. 아내 때문에 죽을 고비를 넘긴 뒤 성형수술을 하고 '재성'이라는 인물로 다시 태어난 것.

올해 발군의 시청률을 자랑한 SBS '찬란한 유산'에서 맡은 배역과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다. '찬란한 유산'에서 그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건네는 천사표 '준세'로 열연했다. "제 방에 '찬란한 유산' 포스터와 '천사의 유혹' 포스터가 나란히 붙어 있어요. 한 쪽은 하얀 바탕에 출연진들이 모두 웃고 있고, 다른 한 쪽은 검은 바탕에 모두가 섬뜩한 표정을 짓고 있죠. 볼 때마다 '내가 올해 이렇게 상반된 작품 두 개를 하는구나' 생각하곤 해요."

그의 가장 큰 걱정은 스토리 전개상 중간에 합류하다보니 분위기를 잘 이어나갈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극중 '현우'와 '재성'의 이질감이 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었죠. '배역이 바뀌고 시청률이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 했는데 다행히 그렇지는 않은 듯해요."

중간에 배턴을 넘겨받은 만큼 배수빈은 지난 방송 분량을 보며 감정 이입에 자주 몰두한다. "'아란'이 저에게 뜨거운 물을 붓는 장면과 아이를 낙태하러 가는 장면이 가장 용서가 안되더라고요. 독한 연기를 준비할 때 그 장면을 이루러 상상하죠."

중간 합류에 일단 성공했지만 배수빈의 연기는 상당한 내공을 필요로 한다. 한 회 분량에서도 몇 번씩 사랑하는 '재희'와 멜로 연기를 하다가도 '아란'과 격렬한 감정 연기를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심 싫지 않은 눈치다. "올해는 착한 드라마도 했다가, 센 드라마도 했다가 하니까 연기하는 맛도 나고 탄력이 붙는 것 같네요."

·'아란' 역 이소연 연기 중 실제 모멸감 느껴

"80점 정도 줘도 될까요? 생각했던 것보다 악녀 역을 잘 해내고 있어 스스로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있어요."

탤런트 이소연은 신인 시절 악녀 연기를 몇 번 해본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 때와는 다르다고 한다. "이젠 악녀 연기도 시청자가 납득할 수 있을까, 하고 계산해야 해요. 그러니 더 어렵죠."

'아란' 역을 맡기 전 그녀는 제대로 된 '아란'으로 보일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지금까지 해왔던 역은 대부분 밝고 철없는 인물들이었거든요. 시청자들이 그저 '이소연이 어설프게 센 연기하네' 그런 생각을 하실까봐 걱정됐죠. '아란'이 아니라 '이소연'으로 보인다면 그건 실패한 거니까요."

하지만 그의 걱정과는 달리 방송 시간을 오후 9시로 변경하는 파격적인 편성에 강한 스토리가 더해져 '천사의 유혹'은 시청률 20%를 향해 순항 중이다. 인기를 가장 실감하는 공간은 다름 아닌 미용실. "촬영 일정이 빡빡해 반응을 매일 드나드는 미용실에서 하는 데 직원들이 퇴근하면서 방송을 못 볼까봐 일부러 미용실에서 다 보고 간다는 말을 들었어요. 고맙죠."

그녀는 악녀 연기에 이어 얼마 전에는 수영장 신을 촬영하느라 또 한번의 곤욕을 치러야 했다. "수영복을 입어야 하는데 너무 막막한 거예요. 그동안 육체적으로 힘드니까 너무 잘 먹었거든요. 그 때부터 식욕을 억누르는데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수영장 신 당일에는 아예 물도 한 모금 마시지 않았어요. 대신 그 신을 찍고나서 마구 마셨죠."

지금까지 자신의 복수를 신나게 해왔던 이소연은 극 후반부로 넘어가며 점점 망가질 준비를 하고 있다. "시청자들도 이제 제가 당하는 연기를 보며 통쾌해 할 거예요. 신기한 게 요즘은 연기하면서도 모멸감을 느껴요. 키스신을 하다 '천박한 여자'란 소리를 들으니 연기인데도 갑자기 서러워지더라고요."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