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음하기도 어려운 아이슬란드의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이 폭발하여 하늘 높이 분출한 화산재 때문에 유럽의 항공노선이 마비되는 항공대란을 겪었다. 자연이 슬쩍 뱉어낸 숨결에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유는 무너졌고, 자연의 관대한 처분만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알다시피 화산활동은 지구 내부에서 무슨 일인가가 일어난 결과이다. 그러면 우리는 지구 내부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화산 폭발로 유럽 항공노선 마비
땅 밑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우리는 그다지 아는 것이 없었다. 불과 1세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어떤 탁월한 과학자도 지구 내부에 대해서는 석탄 광부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러다 지진파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에 의해 1930년대를 지나면서 땅 밑 세상이 어렴풋이 밝혀지기 시작하였다. 오늘날 전문가들은 좀 더 세밀한 분류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일반적으로 지구 내부는 바깥에서부터 단단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지각', 뜨겁고 끈적끈적한 암석으로 된 '맨틀', 액체상태의 '외핵', 고체상태의 '내핵'의 순서로 대략 4개의 층을 이루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맨틀의 최상부는 온도가 낮아 딱딱하게 굳어 있는데, 이 부분과 지각을 합쳐서 '암석권'이라 하고, 그 밑을 받치고 있는 어느 정도 깊이의 약한 암석층 맨틀을 '연약권'이라 부르며, 그 밑으로 외핵까지를 완전한 맨틀이라 할 수 있다. 지구과학의 '판구조론'에 따르면, 암석권은 10개의 주요 판과 다수의 작은 판들로 나누어져 연약권 위에서 서로 움직인다.
한편, 땅 속으로 자꾸 들어가면 점점 뜨거워지는데, 핵과의 경계에서 맨틀의 온도는 섭씨 4천 도에 이를 것으로 여겨진다. 이 정도의 온도에서 암석은 용융(액체)상태여야 하지만 높은 압력 때문에 맨틀은 마치 유리처럼 점성이 있는 고체상태를 유지한다고 믿고 있다. 과학자들은 액체상태인 외핵은 지구 자기를 발생하는 원천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고, 지구 핵의 온도는 대략 태양 표면의 온도와 비슷한 섭씨 4천~7천 도 정도일 것으로 짐작한다. 그 이상은 정확하게 아는 것보다 이해하기 어려운 수수께끼들이 더 많다.
지각과 외핵의 표면 사이에는 엄청난 온도 차이가 있어 맨틀은 '열대류'를 통해 지표면으로 열을 발산한다. 이러한 맨틀의 대류 때문에 암석권의 판이 이동하고, 지구 표면에서는 지각운동이 일어난다고 이해하고 있으나, 아직 맨틀대류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알지는 못한다. 하부에서 상승하는 맨틀물질은 암석권 근처에 도달하면 압력이 낮아져 부분적으로 용융되어 액체상태가 되는데, 이를 '마그마'라 하고, 지표를 뚫고 나와 흐르는 것을 우리는 '용암'이라 부른다.
화산이 폭발할 때 화산재와 용암이 분출하는 정도는 마그마의 유동성과 휘발성분의 양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휘발성분의 양이 많을수록 화산은 크게 폭발하고, 휘발성분의 양은 마그마의 분출력이 좌우하며, 마그마의 분출력은 내부(맨틀) 깊숙한 곳에 응축되어 쌓여있던 내부에너지가 터져 나오는 정도에 의존한다. 결국 큰 화산 폭발은 지구 내부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성인 셈이다. 땅 속의 구조를 알지 못했던 16~17세기에 케플러는 화산을 '지구가 흘리는 눈물의 샘'이라고 믿었는데, 이는 미학적 표현을 떠나 오늘날의 관점에서도 핵심을 꿰뚫는 말이다.
사회 긴장 에너지 높아져 분출 기다려
우리가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세상살이도 화산활동과 닮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갈등 없는 안정된 사회 내부는 평온하다. 그러나 첨예한 대립 구조로 전환되면 갈등은 고조되고 내부 긴장의 에너지는 응축되어 어떤 형태로든 분출을 기다린다. 지금 5월의 한국은 천안함, 4대강 외에도 숱한 갈등의 부딪힘으로 긴장의 에너지가 높아져 있고, 그 중심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정치판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 해소해야 한다. 더 이상 정치 때문에 한국사회가 흘리는 눈물이 없도록, 6월 2일 지방선거에 우리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열점(hotspot)'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