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네마테크 때의 '관객과 유대' 사라져 아쉬워"

입력 : 2013-09-12 08:13:21 수정 : 2013-09-13 14:08:31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시네마테크서 영화와 호흡하는 여설란 씨

시네마테크에서의 추억을 말하고 있는 여설란 씨. 박종현 사진가 newyorker57@hanmail.net

수영만 요트경기장 안에 있던 시네마테크에서부터 영화의전당으로 옮긴 지금까지 시네마테크에 머무르며 영화를 호흡하고 있는 여설란(48·교사) 씨의 이야기로 옛 기억을 다시 들이마셔 본다.



-시네마테크 회원이 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2002년 시네마테크 강좌를 듣기 시작하면서 회원에 가입했어요. 그 뒤 시네마테크 소모임 중 하나인 POV(point of view)라는 비평 동호회에 가입했고요. 초기에 10명 정도로 시작해서 테크의 세미나실에서 모이고자리가 없으면 이용관 원장님이 원장실도 빌려 주셨었어요."

-옛 시네마테크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시네마테크에서 '소풍'이라는 테마로 단체 관람객을 유치했던 적이 있어요. 저희 반 아이들을 데리고 갔죠. 고등학교 남학생들에게 예술영화를 어떻게 보자고 했냐고요? '영화 보고 농구 하자'였어요. 시네마테크 앞마당에 농구대가 있었거든요. 아이들은 바로 오케이 했죠. 끝나고 다 함께 동백섬 산책도 하구요. 마당이 있는 옛 시네마테크였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죠."

-2011년 7월 시네마테크 건물 철거 반대 세미나에서 참석하셨던데, 현재 영화의전당으로 옮겨진 시네마테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시네마테크 회원 대표로 세미나에 참석했었어요. 당시 부산시 문화체육관광국장님도 만나서 시네마테크 철거의 비민주적 절차에 대한 이야기도 했고요. 확실히 현재의 시네마테크는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다만 시네마테크에서 내던 단독 책자 발간도 사라졌고, 운영에 있어 아무래도 영리를 추구하는 부분이 좀 더 중요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도 있어요. 관객 간의 유대가 사라진 점도 아쉽고요."

-옛 시네마테크 건물에 가 보신 적 있으신가요?

"네. 집기류들이 흩어져 있고 문은 잠겨 있더군요. 정말 쓸쓸하면서도 그립고, 죄책감 같은 게 들었어요. 이렇게 중요한 공간을 지켜 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요. 영화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저에게 많은 추억을 안겨 준 곳이니까요. 동그란 계단, 뒷문을 열고 나가면 펼쳐지는 조용한 바다, 화장실에 있던 누군가의 칫솔까지도 지금 선명하게 떠오르거든요." 변경난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