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년 동안 흐른 시간을 되돌리고 싶기만 하다."
올해 60세인 한 일본 남성이 신생아 때 자신을 다른 갓난아기와 실수로 바꾸면서 궁핍한 삶을 살게 한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기고서도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남성은 도쿄지방법원의 승소 판결 후 27일 늦게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나와 자신의 운명이 뒤바뀐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땐 폭탄을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그런 일만 없었다면 본인 인생이 180도로 달라졌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도대체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냐"며 "원래의 삶을 살도록 (병원이)내가 태어난 날로 시계를 거꾸로 돌려줬으면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도쿄지방법원은 앞서 도쿄도 스미다(墨田)구에 있는 산이쿠카이(贊育會) 병원에 대해 지난 1953년 3월 30일 원고를 13분 후에 탄생한 다른 아기의 부모 품에 보낸 과실을 인정해 3천800만 엔(약 4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트럭 운전기사로 일하는 남성은 결혼도 못한 상태로 힘든 생활을 했지만, 친부모 슬하에서 자랐다면 유복한 환경 속에서 4형제의 맏이로서 가정교사의 도움까지 받으며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이 남성은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 아이들을 힘들게 키워야 했던 홀어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원룸 아파트에 라디오 말고는 변변한 가구나 가전제품도 없었고 자신은 낮에 공장에서 일하고 야간학교에 다녔다고 한다. 그는 "나를 키운 어머니는 고생하려고 세상에 나온 분 같았다"고 회상하면서,어머니를 도와 4명의 동생을 돌봐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기막힌 사실은 남성의 진짜 집 3형제가 부모가 사망하고 나서 전혀 닮은구석이 없는 큰형에 의문을 느끼고 병원에 DNA검사를 의뢰하면서 드러났다. 큰형이 자신들의 핏줄이 아니란 걸 알게 된 3형제는 산이쿠카이 병원의 기록을 뒤져 지난해 진짜 큰형을 찾아냈다. 4형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잃어버린 혈육의 정을 나누려고 자주 만났다.
그는 "친부모님 사진을 볼 때마다 생전에 뵈었어야 했다고 생각하면서 눈물을 참을 수 없었지만 친동생 중 하나가 "우린 잃어버린 세월을 메울 수 있게 20년을 더 살 수 있다"고 위로했다"고 전했다.
친동생 중 한 명은 부동산회사를 경영하고 있고, 다른 두 명은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다. 법원이 손해배상을 명령한 3천800만엔 중 3천200만 엔은 이 남성에, 나머지는 3명의 친동생에게 돌아간다.
이번 판결에 관해 언급을 피하고 있는 산이쿠카이 병원이 항소할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