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 <437> 온천산행1 - 창원 백월산
입력 : 2014-01-16 07:58:32 수정 : 2014-01-16 14:40:05
'흰 달' 닮은 암봉에 서면 발아래 사방으로 황홀한 조망
백월산 정상에 못 미쳐 주변이 확 트이면서 조망권이 확보된다. 산이 높지 않지만 주변의 모든 봉우리가 발아래에 놓이는 재미가 크다.경남 창원 백월산(白月山·428m)은 야트막하다. 그러나 정상에 서면 주변에 더 높은 산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더 높은 산은커녕 모든 산이 발아래에 놓인다. 전망이 그만큼 좋다. 산꾼들은 이런 조망권이 중국 태산을 닮았다고 말한다. 중국의 수많은 고봉들에 비해 결코 높지 않은 태산은 묘하게도 주변의 모든 산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백월산의 장점은 조망권에서 그치지 않는다. 산세가 험하지 않고 오르막 내리막도 많지 않아 가족 산행지로 부담이 없다. 날씨가 좋다면 산 중턱이나 정상에서 철새 요람지인 주남저수지를 바라보는 재미도 크다. 마금산온천지구가 가까워 산행을 겸한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야생화가 만발하는 봄도 좋지만 온천욕을 감안한다면 겨울이 최적기다.
야트막하지만 역사·전설 어우러진 '진산'
중턱만 올라도 주남저수지가 한눈에
산세 험하지 않아 가족 산행지로 인기
마금산온천 가까워 겨울산행에 최적
백월산 정상에 오르면 산에 얽힌 이야기를 안내판에서 읽을 수 있는데, 바로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남사(南寺)와 관련돼 있다. 물론 지금의 남사가 아니라 터만 남겨 놓은 옛 남사다. 남사는 신라 경덕왕 때 창건된 창원 최초의 가람으로 알려졌다. 당시 노힐부득, 달달박박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수도승이 이곳에서 도를 닦았고, 그 결과 미륵불과 아미타불로 성불했다고 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남사를 지었다는 것이다.
백월산은 글자 그대로 흰 달을 닮은 산이다. 옛날 중국 황궁의 한 연못에 달을 닮은 암봉이 비쳤고, 이를 괴이하게 여긴 황제가 어디에 있는 산인지를 알아보라고 명령했다. 당시 왕궁 주변에는 산이 없었다. 신하들은 중국을 다 뒤졌으나 그런 모양의 산은 찾지 못했다. 그 와중에 우연히 경남 창원에서 그 암봉을 찾았다.
그 암봉이 중국 황궁의 연못에 왜 비쳤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황제는 이후 창원의 그 산을 흰 달이 비친 산이라는 뜻의 백월산으로 불렀다고 한다. 전설 속의 숨은 뜻이 무엇인지 헤아릴 방법이 없지만 보름달이 훤할 때 달빛에 비친 백월산 정상의 암봉이 또 하나의 달처럼 보였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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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산길에 뒤돌아 바라본 백월산 정상. |
산행 코스는 단순하다. 의창구 북면공설운동장을 기점으로 용화사, 감누리마을 감나무 과수원을 지나 백월산 정상에 오른 뒤 반대쪽 능선으로 내려오면 된다. 원점회귀가 가능하며 산행 시간은 3시간 30분가량으로 길지 않다. 능선이 요동치는 구간도 없어 가족이 함께해도 큰 무리가 없다.
북면공설운동장 주차장에 자동차를 대고 입구에서 왼쪽의 다리(마산교)를 건너면 곧바로 경사지를 통해 용화사 입구에 이른다. 용화사에서는 오른쪽으로 길이 열린다. 그대로 따라 올라가면 감나무 과수원이 나오고 이를 오른쪽에 낀 채 산길로 접어든다. 낙엽이 지천에 깔렸고 볼품없는 소나무가 한동안 뒤를 따른다.
10여 분 평평한 낙엽길을 걷다보면 오른쪽으로 감누리 마을에서 올라오는 길과 마주치고, 그대로 3분가량 더 오르면 네 갈래 길이 나타난다. 조금 더 직진하면 비석 없는 묘지가 나오고 이 무렵부터 경사길이 9분가량 이어진다. 헉헉대며 땀이 날 무렵 주능선에 이른다. 능선이 서로 만나는 지점에 나무벤치 두 개가 있고, 여기서 잠시 숨을 고른 뒤 오른쪽 정상 가는 길로 방향을 튼다.
경사가 심해진다. 이를 감안한 듯 관할 관청이 100여m의 된비알에 계단과 밧줄 난간을 설치해 두었다. 이를 다 오르면 다시 평평한 길이 나오고 낙엽길이 이어진다. 떡갈나무의 갈색 낙엽이 푹신하다. 조금 더 오르면 또 다른 경사지에서 땅바닥을 덮은 하얀 눈을 만날 수 있다. 북쪽 사면이라 오래전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았다. 14분가량 속도를 더 내면 벤치 두 개가 마주 보는 쉼터에 이르고, 또다시 16분 정도 더 능선을 따라 오르면 해발 325m 지점에서 첫 조망처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안개가 많이 끼어 멀리 볼 수 없다. 다만, 아래 엎드린 육봉과 암봉이 여럿 조망되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다. 이 정도의 높이에서 이렇게 많은 봉우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것도 흔하지 않다. 백월산을 중국 태산에 비유하는 까닭을 헤아릴 수 있을 듯하다. 날씨가 좋다면 주남저수지는 물론이고 김해 봉하마을, 무척산, 밀양 수산(하남읍)까지 조망된다고 전준배 산행대장이 설명했다. 올라온 방향으로 천마산과 마금산이 버티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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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에서 내려다보면서 촬영한 주변 봉우리들. |
밧줄 난간이 설치된 된비알을 두어 차례 더 지나면 세 갈래 길이 나온다. 첫 이정표도 여기서 만난다. 세 갈래 중 왼쪽은 헬기장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오른쪽의 정상으로 발을 내딛으면 곧 능선을 따라 좌우가 훤히 뚫린 조망처가 다양하게 이어진다. 곧이어 산불감시카메라가 설치된 정상에 오른다. 산불감시카메라 난간에는 각종 산악회의 리본이 달렸다. 그 옆으로 백월산정 안내도가 설치돼 있다. "백월산은 높지 않되 삼봉이 태산을 압도하는 진산"이라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하산길은 오른쪽으로 나 있다. 밧줄을 잡고 조심스럽게 암봉을 내려오면 거의 수직벽에 가까운 지점에 이른다. 이곳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초소에서 내려오는 길은 나무데크가 깔려 있다. 나무데크를 지나면 솔밭이 이어지고 곧 이정표가 세워진 네 갈래 길에 이른다. 월산마을로 내려서려면 왼쪽 오솔길을 선택한다. 취재팀은 직진했다. 북면공설운동장 주차장으로 가기 위해서다. 이정표에는 마산마을 하천로까지 1.6㎞ 남았다고 씌어 있다. 솔숲과 낙엽길을 번갈아가며 하산하다 보면 이정표가 몇 개 더 나오고 그때마다 오른쪽 감누리 마을 방향은 삭제돼 있다. 과수원을 보호하기 위해 마을사람들이 일부러 그런 것 같다.
산행은 어느새 지그재그 내리막길을 따른다. 가속도 때문에 자동으로 속도가 붙는데 한참 달려 내려가면 작은 시멘트 길을 건너 오솔길이 다시 열리고 곧바로 마산길42번길에 닿는다. 마산길42번길과 만나는 지점에 백월산 정상 2.4㎞ 이정표가 서 있다. 하산은 여기서 끝나고 오른쪽 길을 따르면 농공단지와 북면전원교회를 지나 20여 분 만에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 산행 문의: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글·사진=백현충 기자 choong@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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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월산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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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월산 구글 어스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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