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발생한 현금수송차량 탈취사건의 용의자가 11일 오전 검거된 가운데 부산 금정경찰서 강력팀에 용의자로부터 회수한 현금 2억여 원이 놓여 있다. 정종회 기자 jjh@
10일 오전 3시 29분 부산 금정구 경부고속도로 부산요금소에서 발생한 2억 1천여만 원이 든 현금수송차량 탈취사건(본보 10일자 8면 보도)의 용의자 A(27) 씨가 11일 새벽 서울 광진구 화양동 한 모텔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A 씨는 도주계획을 미리 세우는 등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했지만, 경찰 수사망을 피하지는 못했다.
차량예비키 갖고 퇴사하며
"언제든 털 수 있다" 호언
치밀한 도주계획 세우고
현금 많은 월요일 감행
서울 모텔 투숙했다 검거
50만 원 뺀 도난금 회수
■범행을 계획하기 전까지
A 씨는 모 현금수송업체에서 6개월 근무 후 지난해 12월 31일 관리자와 다툼 끝에 퇴사했다. 동료들에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현금수송차량을 털 수 있다"고 종종 이야기했다고 한다. A 씨는 퇴사하면서 부산요금소의 현금수거차량 예비키를 들고 나왔다. 이 때부터 범행 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
이후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A 씨는 머리 속에 그려왔던 범행을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먹었다. 범행 시기를 수거하는 현금이 가장 많은 월요일로 택했다. 주말에 고속도로 이용객이 많고, 일요일 현금을 수거하지 않아 월요일 수송금액이 가장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A 씨는 범행 후 서울로 도주하기로 하고 범행 하루 전 친구에게 쏘렌토 차량을 빌렸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4년 전 군대 제대 후 돈벌이를 위해 닥치는대로 일했다. 제주도에서 소형 어선을 5개월 타기도 했고, 백화점이나 커피숍에서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할 수 없어 막막했다"고 말했다.

■너무나 쉬웠던 범행
A 씨는 6개월간 경부고속도로 요금소의 현금을 수송하는 업무를 했기에 차량 동선과 도착시간 등을 훤히 꿰고 있었다. 그는 범행 2시간 전에 사건 장소 인근에 도착했다. 10일 오전 1시 25분 금정구 노포동 한 CCTV에 A 씨가 탄 쏘렌토 차량이 지나가는 영상이 포착됐다.
A 씨는 부산요금소 사무실과 약 800m 떨어진 곳에 차량을 주차시키고, 현금수송차량이 주차하는 부산요금소까지 걸어갔다. 범행 현장 주변에 몰래 숨어있다 현금수송차량이 도착하는 것을 본 A 씨는 갖고 있던 예비키로 차량의 문을 열고 운전해 달아났다.
미리 준비한 차량을 세워둔 지점까지 이동한 A씨는 현금 2억 1천900만 원이 든 포대와 가방을 옮겼다. A 씨는 "금고 안에 포대와 가방이 들어 있었지만, 금고문이 열려 있어 쉽게 돈을 꺼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금수송차량에 위치추적 장치가 달려 있다는 것을 아는 A 씨는 그 자리에 훔친 차량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현금수송차량을 2.1㎞ 떨어진 청룡동 한 후미진 길까지 몰고 가서 버렸다. 이후 자신은 걸어서 현금을 실은 쏘렌토 차량이 있는 곳까지 갔다.
현금수송차량 탈취 용의자가 11일 새벽 서울 광진구의 한 모텔에서 검거된 뒤 이날 오전 부산 금정경찰서로 압송돼 조사를 받고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안 잡힐 줄 알았다"
이후 A 씨가 제일 먼저 만난 사람은 차량을 빌려준 친구. 오전 7시께 부산 사하구에서 친구를 만나 차를 하루 더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A 씨는 집으로 가려던 계획을 변경해 서울로 곧장 차를 몰았다.
오후 1시께 서울에 도착한 A 씨는 종종 놀러가던 이태원이나 신사동 가로수길을 잠시 배회하다 오후 4시께 지인이 살고 있는 광진구 화양동의 한 모텔에 투숙했다.
A 씨는 로션 등 도주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우체국에 들러 박스를 사기도 했다. A 씨는 "심적인 부담이 생길까봐 일부러 자신과 관련한 뉴스를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도주차량 조회와 투숙한 모텔 인근 CCTV를 이용, A 씨를 붙잡았다. 도난금액 중 50만 원가량을 제외한 2억 1천여만 원이 회수됐다. 돈은 모텔에 주차된 차량에서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위치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폰 전원을 꺼놓고, 도주차량도 미리 준비한 A 씨는 범행 하루도 안돼 검거되자 "이렇게 빨리 잡힐 줄 몰랐다"며 허탈해 했다. 범행사실을 시인한 A 씨는 "훔친 돈으로 여행을 다니려고 했다. 안 잡힐 자신이 있었고, 빨라도 한 달 후에나 발각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송지연·박진숙 기자
sjy@busan.com
http://youtu.be/ab-qglwgr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