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 <475> 경산 팔공산 관봉

입력 : 2014-10-23 08:09:48 수정 : 2014-10-24 09: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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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락사그락!"… 낙엽 밟으며 가을을 품어보자!

단풍 전선이 하강 중인 팔공산 관봉으로 가을 산행을 떠났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과 붉고 노란 물이 든 나뭇잎의 색감 대비에다 낙엽이 밟힐 때 나는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오감을 춤추게 한다.

팔공산은 대구와 경북 영천, 경산, 군위, 칠곡에 걸쳐 있는 거대한 산군이다. 주봉인 비로봉(1,192m)을 중심으로 동서 방향으로 뻗은 마루금이 23㎞나 내달린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봉우리와 고개마다 들고 나는 갈림길이 무수한데다, 봄꽃과 여름 계곡, 가을 단풍, 겨울 설경이 제각각 장관이다 보니 한두 번 올라서는 팔공산의 진가를 다 안다고 말하기 어렵다.

가을 산행지로 팔공산 관봉(852m)을 골랐다. 갓바위(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431호)로 더 잘 알려져 있는 명소다. 팔공산 마루금의 동쪽 끝 경산 쪽에서 관봉을 올랐더니 하강하는 단풍 전선이 온 산을 울긋불긋 채색하는 중이었다. 산을 오를수록 서늘한 가을바람에 등 떠밀려 파란 가을 하늘에 풍덩 빠지는 가을산행의 묘미를 즐겼다. 게다가 수능시험과 연말을 앞두고 있으니 '한 가지 소원은 들어 준다'는 갓바위는 결실의 계절에 딱 맞는 산행지가 아니겠는가.


■능선 타고 갓바위 정기 받으러

'소원성취의 명소' 팔공산 관봉(갓바위)으로 오르는 가장 짧은 길은 경산시 와촌면 대한리의 관음휴게소 갓바위 공영주차장 위 선본사에서 시작된다. 걸어서 30분이면 도착한다. 여행으로 떠났다면 이 길을 선택해도 좋겠지만 산행으로 나섰다면 능선을 타면서 걷는 맛을 좀 즐겨야 된다.

주능선 울긋불긋 단풍 물감에 눈이 즐겁고
갓바위 올라 '소원성취' 빌어 보는 덤까지


산&산 팀은 갓바위 공영주차장의 허리쯤에 있는 공중화장실 건물 건너편으로 입산해서 능선을 타고 관봉에 올라 갓바위의 기운을 받은 다음 팔공산 주능선으로 갈아탔다. 노적봉(891m)~인봉(891m)을 거쳐 능성재까지가 주능선이고 이 지점에서 지능선으로 꺾어 하산길에 접어들었다. 공영주차장 밑자락의 퍽정 마을까지 내려온 다음 주차지점까지 걸어 올라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부챗살 모양의 궤적을 그리면서 6.3㎞를 천천히 4시간 만에 걸었다.



     
팔공산 기슭에는 크고 작은 사찰이 많아서 절로 통하는 샛길이 많다. 산행 초입에서 조금 헛갈릴 수 있지만 능선을 따르기만 하면 된다.

참고로 팔공산의 주능선에 설치된 이정표에는 일련번호가 매겨져 있다. 주능선의 동쪽 끝인 관암사 근처에서 1번으로 시작해 서쪽 끝 가산바위까지 170번대로 이어진다. 이번 갓바위 산행 때는 갓바위 아래에서 주능선 6번 이정표를 만나게 되는데 이때부터 '동봉' 표시를 따라 26번 능성재까지 1.7㎞를 일련번호를 따라 직진하기만 하면 된다. 그 다음 은해사 방면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오다 다시 갓바위 주차장 표시를 따라 내려오면 되는데 이때는 일련번호가 없으니 주의.

갓바위를 지난 다음 선본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타나기 때문에 탈출로로 활용해도 된다.


■낙엽과 단풍…가을정취 물씬

'대구 팔공산'이 익숙하지만 갓바위 부처님이 앉은 관봉의 행정구역은 경북 경산시다. 경산 와촌의 갓바위 공영주차장은 광활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넓다. 차를 댔더니 주변은 온통 '경산 갓바위 소원성취 축제'(올해는 10월 17~19일)를 알리는 현수막으로 넘쳐난다.

공중화장실 맞은편 아래로 나무계단과 철제 구름다리를 건너면 바로 입산. 길은 널찍하고 가파르지도 않아서 걷기에 수월하다.

능선에 올라타면 멀리 관봉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머리에 얹힌 갓 모양이 뚜렷하다. 갓바위까지는 1시간이 채 안 걸린다. 수험철이 다가와서 그런지 이른 시각부터 치성을 올리는 어머니들로 붐빈다. 갓바위에서 '대구' 쪽 표시를 따라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오른쪽 '동봉' 쪽으로 빠진다. 일련번호 6번 이정표에 '동봉 7.2㎞'라 되어 있는데 이 길을 다 걷지 않고 능성재에서 빠져야 한다.

800고지의 주능선은 단풍이 제법 들어 울긋불긋 눈요기가 즐겁다. 단풍나무보다는 일반 활엽수가 많은 편이다. 낙엽은 밟았을 때 발이 빠질 정도로 쌓였다. 산중에서 낙엽이 밟힐 때 바스락거리는 소리, 높고 푸른 가을 하늘과 붉고 노란 물이 든 나뭇잎의 색감 대비가 오감을 춤추게 한다. 이런 게 가을 산행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간간이 탁 트인 조망바위를 만난다. 팔공산 주봉인 비로봉을 좌우로 서봉과 동봉의 마루금이 힘차다.

주능선의 주요 봉우리인 노적봉과 인봉은 현장에 별도의 표석이 없는데다 주변 조망을 누릴 수도 없어서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26번 이정표가 서 있는 능성재는 하산의 갈림길이다. 지형상 봉우리인데도 고개를 뜻하는 이름으로 불리는 까닭은 알 길이 없다. 이 지점에서 동봉으로 가는 왼쪽 주능선 길을 버리고 오른쪽 은해사 방향으로 지능선으로 내려선다.

하산길도 널찍하고 완만한데다 파란 하늘과 울긋불긋한 숲의 색감을 즐길 수 있어서 발걸음이 가볍다. 능성재에서 내려와 17분 정도 걸었을 때 갈림길을 만났다. 은해사로 가는 길을 버리고 갓바위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산기슭으로 내려갈수록 높은 고도에서 누렸던 가을정취가 사라진다. 여전히 초록이 짙다. 산허리 위와 산자락의 계절이 서로 다른 것이다.

분묘와 농장을 지나쳐 임도를 만나면 사실상 산행에 마침표가 찍힌다. 임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가면 주차장 밑 도로다. 갓바위 주차장 삼거리 정류소를 지나쳐 주차장에서 차량을 회수하면 원점회귀가 완성된다. 산행 문의:라이프레저부 051-461-4095. 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글·사진=김승일 기자 dojune@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 경산 팔공산 관봉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경산 팔공산 관봉 구글 어스(※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산&산] <475> 경산 팔공산 관봉 산행지도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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