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일 마치고 자투리 시간을 쪼개서 덩치가 큰 가구를 만들다보니 힘든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만든 가구를 받아들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 피로가 싹 풀려요."
2년째 기장ㆍ울주지역 소년소녀가장 등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직접 만든 가구를 전달해 훈훈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회사동호회가 있어 화제다.
한국수력원자력(주) 고리원자력본부(본부장 우중본)의 대외협력처와 발전소, 건설소 등에서 근무하는 22명 직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반딧불공방’. 지난 2013년 10월 10명의 직원들이 DIY(Do It Yourself)목공예를 배우고 그 재능을 발전소 주변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자는 취지로 만든 고리본부 사내동호회다.
‘반딧불공방’이란 동호회 이름도 여럿이 함께 어두운 밤을 밝히는 반딧불이처럼 이웃에게 따뜻한 온기를 담아 희망과 추억과 기쁨을 나눠주자는 뜻을 담았다. 초기에는 텅 빈 공방에 제대로 된 공구도 없이 어설프게 시작했지만 회원들은 목공기초반을 운영하고 부족한 것은 외부강사에게 배워가면서 실력을 쌓았다. 현재는 회원이 22명으로 늘었다.
출발부터 취미활동보다 봉사활동을 목표로 만든 동호회였던 만큼 회원들은 십시일반 부담한 가입비와 월회비로 공구를 구입하고 원목을 사서 가구를 만들었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은 실력으로 지난해 10월 공방설립 1년 만에 울주군 서생면사무소에서 추천받은 한부모가정 네 세대에게 친환경 원목으로 만든 책장과 서랍장, 침대, 옷장 등 맞춤형 가구 9점을 기증했다.
"지난해 여름 엄청 더웠습니다. 에어컨이 없는 반딧불공방에서 선풍기바람에 의지해 비지땀을 흘리면서 만든 가구, 주말을 반납하고 새벽까지 공방에서 만든 가구를 받고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가 않네요."
공방장을 맡고 있는 오명석(46·고리발전품질보증팀) 과장은 가정형편이 어려운데도 웃음을 잃지 않는 아이들의 눈망울을 떠올리면 DIY가구 나눔활동을 중단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올해는 기장군청 행복나눔과에서 추천한 다섯 세대에 총 20여점의 가구를 전달한다. 31일 반딧불공방으로 아이들과 가족들을 초청해 공방체험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특히 회원들은 이날 DIY가구를 각 가정에 차량을 이용해 배달하고 필요한 장소에 배치하는 것은 물론 고장난 가구는 수리하고 폐가구는 수거해서 처분하는 일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우중본 본부장은 “발전소 주변지역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나눔활동을 펼치고 있는 반딧불공방은 많은 직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면서 “고리원자력본부는 반딧불공방 회원들처럼 자발적으로 이웃에게 봉사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리원자력본부는 직원들이 십시일반 기부해 조성한 러브펀드를 이날 반딧불공방 가구제작을 위한 원목구입비와 공구구입비 등에 지원해 나눔활동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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