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황성운 기자] 최근 안방에 요리가 대세다. 한때 '아나테이너'(아나운서+엔터테이너)가 유행했듯, 최근엔 '셰프테이너' 시대다. 누군가의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 '뚝딱' 요리를 만들고, 직접 '맛집'을 찾아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는 요리 팁을 공개하기도 한다. 5일 개봉한 영화 '더 셰프'는 이런 흐름에 딱 맞는 영화다.
미슐랭 2스타라는 명예와 부를 거머쥔 프랑스 최고의 셰프 아담 존스(브래들리 쿠퍼)는 괴팍한 성격 탓에 결국 나락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배운 게 도둑질, 아담이 할 수 있는 건 오직 요리뿐이다. 그리고 무너진 자신의 인생을 구원해줄 유일한 길은 미슐랭 3스타 달성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아담은 다시금 칼을 갈고, 소스 전문가 스위니(시에나 밀러)를 비롯해 수 셰프 미쉘(오마 사이), 파티시에 맥스(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 등 분야별 최고를 모아 주방으로 향한다. 이들이 주방에서 펼치는 화려한 요리의 향연은 눈을 즐겁게 하고, 생동감 넘치는 주방은 신나는 음악을 듣는 것 같다.
최근 안방에서 접하는 주방과는 조금 다른 맛을 낸다. 최고의 요리를 위한 셰프들의 '치열함'은 같지만, 영화에서는 '맛'보다는 '멋'에 집중한다. 아담이 접시에 담아내는 요리는 화려한 예술작품처럼 보인다. 먹기 아까울 정도로.
만약 영화가 여기에서 끝났다면, 그저 그런 요리 영화에 불과했을 터. 미슐랭 3스타만을 보며 달려가던 아담은 경쟁과 배신 속에 좌절하고, 또다시 나락에 떨어질 위기에 빠진다. 그러면서 자기가 하고자 했던 진짜 요리가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결국 '더 셰프'는 아담의 성장 드라마에 가깝다.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요리, 그 자체의 즐거움을 찾은 그의 모습은 따뜻한 미소에 젖어들게 한다. 그때야 비로소 가장 멋있고, 맛있는 요리가 탄생하고, 자신과 함께한 주위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는 비단 주방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다. 마지막에 울림이 있는 이유다.
사진=누리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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