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김상혁 기자] 기대하고 고대하던 '응답하라' 시리즈의 세 번째, '응답하라 1988'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7일 첫 방송된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은 1988년 서울 쌍문동 골목 사람들의 사람 사는 이야기가 맛깔나게 그려냈다. 80분이 넘는 1회 방송은 추억과 공감을 적절히 버무리며 세대를 초월한 재미를 안겼다.
여전히 우리의 가슴 속에 남아 있는 '마왕'의 21살 모습인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를 들려주는 것을 시작으로 못난이 인형, 청청 패션 등 80년대 후반의 트렌드를 나열했다. 연탄보일러, 가스통, 통닭 등 당시의 생활도 함께 추억했다.
교련복, 교복 자율화 시대, '삥 뜯는' 불량배, 야간 자율학습 등 당시의 학창시절도 생생했다. 전 국민을 하나로 모았던 '제24회 서울올림픽'까지, 시청자들을 1988년으로 되돌리거나 새롭게 안내했다.
당시를 살았던 또는 기억하는 이들에겐 노래 '그땐 그랬지'처럼, 정말 그때는 그렇게 살았음을 되살렸다. 반면 그때를 경험하지 못했던 세대에게는 새로운 세상을 본격적으로 안내하는 시작이었다. 단편적으로만 알았던 80년대 후반을 집대성한 듯한 '응팔'의 소품과 장소는 일종의 ‘신세계’였다.
'응팔'의 매력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았다. 추억을 넘어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공감도 공존했다. 언니 성보라(류혜영)과 동생 성노을(최성원) 사이에 끼어 이리 치이고 저리 무시당하는 성덕선(혜리)은 둘째의 분노와 슬픔을 대변했다.
고등학생 아들 김정환(류준열)과 소통하고 싶은 엄마 라미란(라미란)의 모습은 지금과 다를 바 없다. 아줌마들끼리 모이면 거리낌 없이 나오는 '19금' 이야기 역시 시대를 불문한다.
이는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응팔'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공감으로 모든 연령층을 포용할 수 있는 밑바탕을 그려냈다.
지난 '응팔' 기자간담회 때 신원호PD는 "세 번째까지 잘 될 리 없다. 망할 거라 예상하기에 그냥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 1회 방송만을 보고 섣부르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신원호 PD의 말은 '엄살'로 여겨진다.
사진=tvN ‘응답하라 1988’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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