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눈물' 우리에게 닥칠 수도…" 떨고있는 유럽

입력 : 2015-11-16 23:01:08 수정 : 2015-11-18 15: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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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기자 유럽 현장 취재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로 유럽 전역이 잔뜩 움츠러들고 있지만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는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 루마니아 등에서 계속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로 유럽 전역이 잔뜩 움츠러들고 있다.

파리 테러로 인한 슬픔을 함께 나누면서도, 영국 런던, 이탈리아 로마 등 유럽의 다른 도시들은 언제든 테러집단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역력하다.

런던·로마 등 주요 도시
'IS 다음 타깃 될라' 전전긍긍 
공항·고속열차 삼엄한 경비 
佛대사관에 추모 발길 줄이어

앞서 이슬람 무장세력 IS는 파리뿐 아니라 런던·로마·워싱턴DC 등 서구 주요 도시를 테러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16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체스터에서 출발하는 열차 편으로 런던 유스턴역에 도착했을 때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빗물이 떨어지는데다 찬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분위기가 을씨년스러웠다.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로 유럽 전역이 잔뜩 움츠러들고 있지만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는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 루마니아 등에서 계속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주로 국내 이동용인 유스턴역은 경찰 경비가 강화된 모습이었다. 유럽 본토와 연결되는 초고속열차 유로스타가 출발하는 세인트판크라스역의 분위기는 한층 삼엄했다. 이 곳은 불과 2시간10분 만에 파리까지 연결되는 '국제선 역사'여서 파리 테러에 따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모습이었다.

역사 곳곳에는 무기를 소지한 경찰은 물론 사복 차림의 보안요원들이 주변을 삼엄하게 살피고 있었다. 화장실이나 바닥에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물건이 보이면 이들이 즉각 달려와 소유자와 내용물을 확인했다.

이런 분위기는 영국 최대 공항인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경찰과 공항 출입국 수속 직원들의 표정은 눈에 띄게 굳었다. 보안검색대 직원들은 탑승객들의 구두까지 살펴보고 옷에 달린 금속제 장식들을 하나하나 만져보며 검사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로 유럽 전역이 잔뜩 움츠러들고 있지만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는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 루마니아 등에서 계속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 때문에 출입국 수속을 위한 줄이 길어졌으나 불평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런던 시내 중심가에서 만난 한 시민은 '영국 정부가 1천900명 규모의 정보 및 보안 요원들을 추가로 채용할 것'이라는 내용을 보도한 '가디언'지를 보여주면서 "정부가 발빠르게 대처하는 것은 추가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추모의 물결도 식지 않고 있다.

공항 TV에서는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온 종일 파리 테러 뉴스를 보도하고 있다. 뉴스를 보는 여행객들은 대부분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파리 테러 희생자들의 과거 사진과 이름 등을 보여주면서 추모 분위기를 이어갔다.

또 런던의 주요 랜드마크인 런던 아이(관람차), 타워브리지, 웸블리 스타디움 등에는 프랑스를 상징하는 삼색 조명이 켜진 채 파리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런던의 프랑스 대사관 입구에는 파리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는 수 백 송이의 조화가 놓여 있고, 슬픔을 공유하는 영국 국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런던=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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