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인 목숨은 덜 중요한가" 레바논 등 테러 피해자 박탈감

입력 : 2015-11-17 16:13:16 수정 : 2015-11-18 14: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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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비슷한 테러를 당했는데 페이스북도 강대국 정상들도 잠잠하네요. 아랍국가 국민의 목숨은 덜 중요한가요."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를 겨냥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연쇄테러로 지구촌이 추모 분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레바논과 이라크인들은 또 다른 차원의 슬픔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

파리와 비슷한 시기에 IS의 테러를 당해 60명 넘게 숨졌지만, 프랑스만큼 국제사회의 위로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박탈감 때문이다.

17일 AP통신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파리 테러 전날인 1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교외에서 테러범 2명이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해 최소 43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또 13일에는 이라크의 한 장례식장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21명이 숨졌다.

IS는 이 두 테러 모두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밝혔다.

파리 테러와 같은 배후에 방식도 유사하지만 이들 사건은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세계 주요 도시의 유명 건축물이 프랑스 국기처럼 파란색, 흰색, 빨간색 조명으로 물들고, 각국 지도자들은 앞다퉈 추모 성명을 발표했지만 레바논과 이라크 테러 희생자를 기리는 움직임은 없었다.

이러한 '이중 잣대'에 대한 아랍인들의 비탄은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이 파리 테러 관련 기능을 도입하면서 커졌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추모 의미를 담아 프로필 사진을 프랑스 국기 삼색으로 바꿀 수 있게 하고, 프랑스에 있으면 클릭 한번으로 이웃에게 무사하다고 알릴 수 있는 '안전 확인' 기능을 도입했지만 레바논이나 이라크 테러와 관련해서는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

레바논의 블로거인 조이 아유브는 "우리는 페이스북의 안전확인 버튼도 없고 강대국 지도자들의 성명이나 수백만 네티즌들의 애도 물결도 없었다"고 말했다.

레바논인 의사인 엘리 파르스 역시 "우리 국민이 죽었을 때 기념물에 추모 조명을 비춘 이도, 애도 메시지를 보낸 사람도 없었다"며 "그들에게 우리 죽음은 지구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 국제뉴스 중에서도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 부스러기 같은 것에 불과하다"고 성토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안전확인' 논란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자 성명을 내고 "원래 이 기능은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때 도입되지만 앞으로 여러 비극적 상황에도 적용될것"이라며 "다만 전쟁이나 전염병 유행처럼 위험이 계속 이어지는 경우 지금 같은 형태의 안전확인 기능은 유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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