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류세나 기자] 국내 게임 상장사의 절반 이상이 실적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기게임 고착화와 해외 경쟁력 약화로 게임 상장사 10곳 중 6곳 꼴로 연결기준 3분기 누적 국내외 매출이 지난해보다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컴투스, 웹젠 등 글로벌 모바일게임 배출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한 업체들도 일부 있지만 상당수 게임사들이 올 한해 국내외 게임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각 게임사들이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3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국내 게임 상장사 17곳 중 약 59%인 10곳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부진한 매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들 기업들은 생존동력 확보를 위해 다수의 신작게임들을 출시했지만 국내 인기 온라인-모바일게임의 고착 현상과 더불어 해외에서의 경쟁력 약화 등으로 이중고를 겪었다.
◆ 데브시스터즈, 국내·해외 매출감소 '넘버1'
올 3분기까지 국내매출 감소 TOP3를 기록한 업체는 조이시티(-66.28%), 데브시스터즈(-65.00%), 선데이토즈(-44.75%) 등 모바일게임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업체로 나타났다.
상장 게임사 중 올해 누적 국내매출액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곳은 조이시티로, 지난해 150억원에서 올해 5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국내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신작게임이 '던전트래커즈' 하나뿐이었던 데다가 '룰더스카이', '프리스타일' 시리즈 등 대표게임의 이용자 자연 감소 등이 반영된 탓으로 풀이 된다.
'쿠키런'과 '애니팡' 시리즈로 유명한 데브시스터즈와 선데이토즈 역시 이 기간 동안 단 1종의 신작도 내놓지 못했다.
해외매출액의 경우 데브시스터즈가 가장 높은 80% 이상의 감소폭을 기록, 국내외 시장 모두에서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으며, 뒤이어 넥슨지티와 한빛소프트(-37.38%)가 불명예스러운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데브시스터즈의 해외매출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신작 출시 지연과 자연감소에 따른 영향이다.
넥슨지티의 해외매출 감소는 '서든어택'과 '데카론' 일본 서비스에 따른 엔저 현상이 주효했으며, 한빛소프트의 경우 이 기간 동안 글로벌 대상의 게임 출시 부재와 주력게임이 노후화 된데 따른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 웹젠-와이디온라인 등 신흥 게임강자 부각
반대로 이 기간 동안 매출이 신장된 게임사들의 경우 최근 몇년 새 보기 드문 성장 곡선을 그려냈다. 신성장동력 확보로 지난해 대비 적게는 2% 대에서 많게는 600%, 3만% 성장한 기업이 등장한 것.
특히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게임사들도 매출 성장세 면에서는 신흥 강자들에게는 뒤쳐진 것으로 나타나 리딩기업들을 긴장케 했다.
국내시장에서 독보적인 매출신장 성과를 거둔 업체는 모바일게임 '뮤 오리진'으로 쏠쏠한 재미를 본 웹젠이다. 웹젠은 지난해 국내 누적매출 160억5천600만원에서 올해 687.69% 늘어난 1천267억7천100만원의 국내 매출을 올렸다.
와이디온라인은 유명 웹툰 '갓오브하이스쿨' IP를 활용해 자체개발한 동명의 모바일게임 흥행으로 96.98% 확대된 229억7천4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액토즈소프트 또한 신작게임 '원더5 마스터즈', '그랜드 체이스M' 등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국내 매출 상승 효과를 얻었다. 이 회사 신작 온라인게임 '파이널판타지14'의 경우 9월1일 상용화에 돌입해 3분기 누적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해외매출 신장 TOP3는 소프트맥스와 컴투스, 게임빌 순으로 집계됐다.
소프트맥스의 경우 지난해 해외매출이 제로에 가까운 50여만원 수준에서 올해 일부 모바일게임의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2억2천여 만원의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은 적지만 지난해 아무 것도 없던 맨바닥에서 시작한 터라 전년대비 3만8천409%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컴투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머너즈 워' 글로벌 흥행을 바탕으로 148.82% 확대된 2천634억원의 해외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6월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 4천만 다운로드를 넘어선 '서머너즈 워'는 현재도 북미지역 앱 마켓 매출 10위권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게임빌 역시 올해 '드래곤블레이즈', 'MLB 퍼펙트이닝15'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다수의 신작게임을 론칭하면서 누적 해외매출이 전년대비 85.01% 확대된 641억7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게임사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게임기업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그간 게임산업의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온라인게임 시장이 줄어들고 모바일의 경우 고착화가 심화되면서 허울만 멀쩡한 게임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업계가 함께 위기의 게임산업을 부흥시킬 수 있는 진성성 담긴 해결책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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