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걸음질 치는 대기업 책임경영…총수일가 등기이사 등재비율 '퇴보'

입력 : 2015-12-23 14: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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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반대로 부결된 이사회 안건도 0.04% 불과

[비에스투데이 박홍규 기자] 우리나라 대기업 총수일가의 책임경영 수준이 갈수록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수를 포함한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하지 않고 기업을 경영하는 비율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사외이사 반대로 부결된 이사회 안건은 0.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 현황을 발표했다.

총수가 회사에 있는 40개 민간 대기업집단의 소속회사 중 총수일가가 1명 이상 이사로 등재된 회사 비율은 21.7%(294개)로 지난해(22.8%, 312개)보다 1.1%P 감소했다. 총수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 비율도 7.7%(105개사)로 작년(117개사, 8.5%)보다 0.8%P 줄었다. 이는 곧 경영은 하고 있지만 책임은 지지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부영(총수일가 이사등재 비율 86.7%), 세아(71.4%), 현대(68.4%) 순으로 총수일가 이사 등재 회사 비율이 높았다. 반대로 총수일가 이사등재 비율이 낮은 곳은 미래에셋(0%), 삼성(1.5%), SK(2.4%) 순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총수 일가를 견제해야 하는 사외이사는 여전히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1년 동안(2014년 5월1일~2015년 4월30일) 대기업집단 상장사(239개) 이사회 안건 5448개 가운데 사외이사 반대 등으로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13건(0.24%)으로 전년(15건, 0.26%)보다 감소했다.
 
총 13건 중 부결된 안건이 2건(0.04%), 부결되지는 않았지만 안건에 영향력을 행사한 경우는 11건(0.20%)이었다.
 
사외이사 이사회 참석률은 92.5%로 전년(93.0%)보다 0.5%P 감소했으며, 총수 없는 집단 이사회 참석률(95.8%)이 총수 있는 집단(92.1%)보다 높았다.
 
이사회 참석률이 높은 곳은 하이트진로(100%), 세아(98.8%), LS(98.3%) 순으로 조사됐으며, 반대로 낮은 곳은 이랜드(46.2%), 효성(74.2%), 한진중공업(80.3%) 순으로 집계됐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2014년까지 지속 증가하다 올해 소폭 감소(-0.1%P)했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도 2014년까지 계속 늘다가 올해 0.5%P 줄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를 도입하는 회사가 증가하고 있는 등 일부 긍정적 변화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총수일가 책임경영에서는 미흡한 양상을 보이고 있고, 사외이사 등의 권한 행사도 아직 활성화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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