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 "전 그저 '반짝'일 뿐, 가늘고 길게 가는 게 목표"③

입력 : 2016-01-29 19:20:36 수정 : 2016-01-29 19: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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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에 이어

[비에스투데이 김상혁 기자] 많은 인기 속에서 종영한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에 출연한 라미란은 쌍문동 골목의 맏언니이자 쌍문동 5인방의 듬직한 아줌마 라미란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골고루 안겼다.
 
라미란은 29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 아줌마 라미란은 잠시 넣어두고 하얀 원피스로 멜로물의 여주인공 같은 고고한 자태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많은 작품에서 우리네 옆집에 있는 아줌마, 혹은 야쿠르트 아줌마로 변신한 스파이처럼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다양한 아줌마를 연기한 라미란은 '응팔'에서도 호탕하고 마음씨 넓은 아줌마를 연기했다.
 
이번이 14번째 아줌마 연기인 라미란은 재치 넘치는 입담과 '등짝 스매싱' 같은 호쾌한 액션(?)도 자주 선보이며 웃음을 안겼다.
 
이에 대해 라미란은 "사실 대부분은 대본에 있었다"며 애드리브는 거의 없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김성균을 때리고, 발로 밟는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애드리브가 섞였다고. 라미란은 "성균 씨가 잘 맞아줬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라미란은 많은 작품에서 아줌마 역할을 해왔지만 여자로서의 라미란 표 멜로도 궁금한 부분이다. 라미란도 멜로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선남선녀의 멜로 같은 건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에요. 그런 것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내 친구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작품 있으면 하고 싶어요. 평범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멜로를 그려보고 싶어요."
 
그러면서 라미란은 만약 '응답하라' 차기작이 결정돼 출연할 수 있다면 거기서 멜로를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그녀는 "제 남편 찾기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결혼 다섯 번 정도 하는"이라며 폭소를 안기기도 했다.
 
라미란은 멜로 상대역을 딱히 정해두진 않았다. 그녀는 "젊은 친구들 말하면 '철컹철컹' 댓글 달릴 거 같다. 그렇다고 작년처럼 유해진 씨 말했다가 별 반응 없었던 것도 싫다"며 "그냥 그때그때 잘 나가시는 배우들로"라며 나름 소박한(?) 소망도 내비쳤다.
 
멜로만 안 해봤다는 라미란은 그만큼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왔다.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가리지 않고 연기를 해왔기에 에너지가 소진될 법도 하다. 하지만 라미란은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예전엔 계속 쉬면서 다음 작품 언제 들어갈까만 생각했죠. 일하는 기간보다 쉬는 기간이 많았던 걸 생각하면 지금보다 더 일해도 채워지지 않을 갈증이 있어요. 일 열심히 하는 건 정말 행복해요."
 


다만 걱정되는 것은 많은 분들이 알아보고, 또 그렇게 되면 시청자들이 라미란에 질려버리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다.
 
이런 점에 있어 라미란이 내놓은 답은 '그래도 계속 하자'다. 배우의 일은 연기다. 연기를 안 하면 배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라미란은 "다만 겹치지 않게 최선을 다할 뿐이다. 캐릭터 겹칠까봐 쉬는 것은 제 입장으론 건방진 것 같다"며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가)바닥날 때까지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때문에 라미란은 이번 '응팔'로 얻은 인기에 도취되지 않으려 마음을 다 잡고 있다. '응팔'이 잘 돼 이제 동네 슈퍼 갈때도 '정봉이 엄마' 소리를 듣게 됐지만 라미란은 "전 그저 '반짝'일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배우생활을 오래 하기 위해서는 이런 것들이 자신에게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라미란은 "전 그냥 가늘고 길게 가는 게 목표"라며 작은 역에도 필요한 만큼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라미란은 현재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반짝' 스타가 됐지만 원래는 연극무대에 서던 배우. 육아 때문에 한동안 연극무대를 서지 못했지만 지금도 무대욕심은 여전하다.
 
라미란은 3년 전 한 인터뷰에서 "아들이 혼자 라면 끓일 수 있을 때 연극 무대 가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현재 라미란의 아들은 6학년으로 "지금은 라면에 참기름 넣는 스킬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는 연극무대로 돌아갈 준비가 됐다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라미란은 고개를 저었다. 아이가 6학년이고 당장은 친정 엄마가 봐주시지만 여전히 엄마 손길을 필요로 하는 나이기 때문.
 
라미란도 "공연이란 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그리고 앞으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에 아이까지 생각하면 연극 무대와 병행하기 힘들 것 같다"며 "나중에 아이가 홀로 설 정도가 되면 그때 하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라미란은 자신이 꿈꾸고 있는 배우로서 최대한의 욕심을 밝혔다. 다시 한 번 '가늘고 길게'를 언급한 라미란은 "주머니의 송곳처럼 튀지 않고 어디든 스며들 수 있는 연기가 목표"라고 입을 열었다.
 
"사실 작년에 드라마 두 개 밖에 안 했어요. 나름 잘 숨어 연기했다고 생각했는데 막판에 터진거죠. 그래서 해온 것에 비해 뻥튀기 됐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올해는 뻥튀기 먹으면서 좀 숨어보려고 해요"
 
라미란의 차기작은 2월 24일 첫 방송되는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다. 과연 이 작품에서의 라미란이 뻥튀기를 먹고 있을지 많은 기대가 쏠린다.
 
사진=비에스투데이 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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