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 계속 두드리고 도전한다 (인터뷰)

입력 : 2016-02-01 13: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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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유연석을 오직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순정남’으로 만들었다. 그 당시 ‘칠봉’이라는 캐릭터 이름은 순정남을 대표하는 이미지였다. 전작 영화 ‘건축학개론’ ‘늑대소년’에서 보여줬던 ‘나쁜 오빠’의 모습을 한방에 싹 지웠다. 그래서 그 기세를 더 이어갈 법도 하지만, 이후 유연석은 조금 다른 길을 걸었다. 
 
유연석은 비에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칠봉이란 캐릭터를 통해 순정남 이미지로 관심을 받게 됐다고 해서 그 이미지를 계속 보여주고 싶진 않았다”며 “그건 어디까지나 한 작품 속 캐릭터를 보고 느끼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연석의 생각은 뚜렷했다. 그는 “진짜 저라는 배우를 사랑하려면 계속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래서 다른 이미지를 두드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응답하라 1994’ 이후 영화 ‘상의원’ ‘은밀한 유혹’, 드라마 ‘맨도롱 또똣’ 등 여러 작품을 통해 대중과 만나왔다. 대중의 호응은 알다시피 썩 좋지 않았다. 어느덧 칠봉의 이미지도 서서히 고갈되고 잊혔다. 그래도 멈춤이 없다. 그는 최근에도 영화 ‘그날의 분위기’,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등 쉼 없이 달리는 중이다. 
 
유연석은 “배우가 고갈되고 소진되는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계속 새로운 시도들과 도전을 해야 한다”며 “공연 무대에 잠깐 발길을 돌린 것도 다른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역시나 그게 채워져 가는 것 같다”고 명확히 했다. 
 
‘그날의 분위기’는 부산행 KTX에서 만난 ‘철녁녀’ 수정(문채원)과 ‘맹공남’ 재현(유연석)의 하룻밤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멜로 향기 가득한 로맨틱 코미디지만, 이번에도 역시 순정남과는 거리가 좀 있다. 
 
그는 “난감하다고 느낄 수 있는 대사들과 상황들이 재밌고 신선했다”며 “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선택 이유를 밝혔다. 
 
실제 유연석의 연애 스타일이 궁금했다. 순정남일지, 맹공남일지. 그는 “철벽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룻밤 연애만 즐기면서 달려드는 스타일도 아니다. 중간쯤 되는 것 같다”고 공개했다. 이어 “처음 보는 여자한테 그런 소리를 내뱉으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지 않을까”라고 웃은 뒤 “그래도 맘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연락처라도 물어볼 용기는 있다”고 덧붙였다. 
 
매너남이다. 영화에 표현된 세세한 배려는 유연석의 아이디어다. 남자들은 감흥 없이 지나칠 수 있지만, 여자라면 ‘심쿵’할만한 그런 행동들이다. 

그는 “크게 보이는 분위기보다 사실은 상대를 생각하는 작은 배려에서 그런 분위기는 만들어지는 것 같다”며 “바나나 우유에 빨대 비닐을 남겨둔다든지, 발 마사지를 해주는 와중에 보이는 젖은 어깨 등이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 마사지 자체는 로맨틱하지 않지만, 그걸 해줄 때 젖은 어깨를 보여주는 건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것. 순간 ‘선수’가 아닐까 의심했다. 그는 “주위에 있는 여성에게 많이 물어본다”며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하는 액팅 코치가 있는데 여자 분이다. 처음에는 괜찮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여자가 느끼는 것에 대해 많이 불어볼 수 있게 되더라”고 전수했다. 
 
키스신에서도 많은 계획을 세운다. 그는 “사실 대본상에서는 서로의 입을 맞춘다, 정도로만 돼 있다. 나머지는 연기자들이 찾아야 하는 부분”이라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순간들이기 때문에 둘이 정말 가까워졌다는 것을 느끼게 해야 한다. 나름대로 계획을 많이 세우는 편”이라고 치밀함(?)을 자랑했다. 
 
연애 상대로 극 중 수정이 아닌 현실의 문채원은 어떨까. 
 
“외모나 그런 것들은 많은 분이 선호하는 이상형 중에 하나니까 당연히 좋다. 다만 수정처럼 답답하리만큼 철벽녀인 스타일보다는 조금 열려 있고, 대화가 좀 되는 스타일이 좋기는 하다. 실제 채원은 수정과는 성향이 다르다. 두 캐릭터의 장점들이 섞여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하.”
 
비에스투데이 황성운 기자 
 
사진=비에스투데이 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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