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는 보스턴 글로브의 탐사보도팀이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보도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2001년 보스턴 글로브의 새 편집국장으로 부임한 마티 배런(리브 슈라이버)은 한 가톨릭 사제가 성추행 추문에 연루됐다는 내용의 칼럼에 주목하며 후속 취재하라고 사내 탐사보도팀인 스포트라이트에 지시한다.
스포트라이트 팀원들은 처음에 취재를 주저한다. 취재 중인 사건이 있었고 사제성추문이 '기삿거리'가 안 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게다가 피해자 단체를 이끄는 인물이 못 미더웠고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는 괴팍한 성격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성추행 피해자들이 어렵게 꺼낸 이야기가 신빙성이 있음을 직감한 스포트라이트 기자들은 전방위적으로 취재 방향을 넓혀나간다.
예전 신문기사와 자료를 훑어보고 피해자들과 변호사, 신부를 일일이 만나보면서 사건의 실체에 점점 접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제의 성추행이 수십년에 걸쳐 행해졌고 성추행 추문에 연루된 성직자도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이 같은 취재내용을 보고받은 배런 국장은 교회 측이 '일부 개인의 일탈'로 넘겨버릴 수 있다며 교회가 조직적으로 성추문을 덮어버리는 데 관여한 증거를 찾으라고 충고한다.
결국 스포트라이트팀은 끈질긴 취재 끝에 2002년 1월 첫 보도를 하게 된다. 스포트라이트의 이 보도는 전 세계 언론이 가톨릭 사제의 어린이 성추행에 관심을 갖게 만든 기폭제 역할을 했다.
다른 언론들의 후속 보도가 이어지면서 가톨릭 사제의 성추문이 미국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영국, 호주 등 적어도 16개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화에서 성추행 사건 무마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보스턴 대교구의 버나드 로추기경은 결국 2002년 말 사임했다.
영화는 가톨릭 교회라는 지역사회 거대 권력의 유·무형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어떻게 언론의 정도를 지켰는지를 담담하게 그린다.
감독은 어떤 영화적 기교를 부리지 않고 배우들은 과장된 연기를 선보이지 않는다. 밋밋하지만 그래서 더 울림이 크다.
보스턴 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팀은 이번 보도로 2003년에 퓰리처상의 가장 영예로운 상인 공공봉사 부문 상을 받는다.
퓰리처 이사회는 이번 보도를 두고 "사제들의 성추행에 관해 비밀을 꿰뚫는 취재와 용기 있고 포괄적인 보도로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파문을 일으켰으며 로마 가톨릭 교회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전미비평가협회 작품상과 각본상, 미국 배우조합상의 최고 작품상인 '베스트 앙상블 캐스트'를 받았다.
국내에는 이달 24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