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고 아름다운 스포츠다.”
영화 ‘독수리 에디’를 통해 처음으로 스키점프를 경험한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이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호주 출신인 그는 스키점프를 접할 일이 없었다. 호주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있는지조차 잘 알지 못했다. 그만큼 스키점프는 호주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가 아니었던 것.
휴 잭맨은 7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독수리 에디’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번 작품을 통해 스키점프에 매료됐는데 정말 우아하면서도 아름다운 스포츠”라며 “실제 스키점프를 눈앞에서 본다는 게 정말 멋졌다”고 자랑했다.
이어 “2년 뒤 한국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데 얼마나 웅장하고 멋진 스포츠인지 직접 경험해보길 바란다”고 추천을 더했다.
‘독수리 에디’는 열정만큼은 금메달급이지만 실력미달인 국가대표 에디(태런 에저튼)와 비운의 천재코치 브론슨 피어리(휴 잭맨)가 펼치는 올림픽을 향한 유쾌한 도전을 그린 작품이다.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에서 화제를 모았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덱스터 플레처 감독은 "한국에 오는 여정이 길다"며 "그렇지만 아주 중요했고, 자랑스러운 영화를 가지고 왔다"고 첫 인사를 건넸다. 이와 달리 서울 홍보대사인 휴 잭맨은 "10년 전부터 깊은 인연을 맺고 방문하게 되는데, 올 때마다 즐겁다"면서 "유머와 스포츠, 소외된 약자의 이야기지만 눈시울을 적실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특히 스키점프를 다뤘다는 점에서 2009년 개봉된 하정우 주연의 ‘국가대표’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 ‘독수리 에디’ 덱스터 플레처 감독은 이 작품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이날 감독은 “스키점프에 관련된 영화를 찾아봤더니 ‘국가대표’가 유일했다”며 “같은 스키점프지만, 조금 더 영국적인 시각을 가지고 이야기한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어 “각기 다른 문화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을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라고 관람 팁을 말했다.
극 중 휴 잭맨은 에디를 동계올림픽에 출전시키기 위해 스타르타식 교육에 앞장서는 비운의 천재 코치 브론슨 피어리 역할을 소화했다. 이를 위해 ‘드럼의 마왕’으로 불리는 진저 베이커를 모델로 삼았다.
그는 “에디한테 실제로 6~7명의 코치가 있었는데, 그 코치를 다 합쳐놓은 인물”이라고 설명한 뒤 “인물의 성격을 만들어내기 위해 크림의 멤버 진저 베이커 다큐멘터리를 보고, 그 캐릭터를 토대로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독수리 에디’는 휴 잭맨과 태런 에저튼의 ‘케미’가 돋보이는 영화다. 이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난 두 사람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에 휴 잭맨은 “두 사람간의 우정을 보여주는 영화는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태런과 처음 만난 순간부터 기대 이상으로 멋진 배우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대성할 스타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대스타가 됐다”며 “폭넓은 연기를 할 수 있는 드문 재능의 배우”라고 극찬했다.
감독에 대한 공로도 잊지 않았다. 그는 "덱스터 플레처는 75편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이자 감독"이라며 "배우들이 즐길 수 있도록 현장을 만들어줬다"고 공을 돌렸다.
영화 속 에디가 주위의 반대와 실패를 무릅쓰고, 꿈과 열정으로 올림픽에 도전하는 모습은 '처음'을 떠올리게 했다.
"처음 연기 시작했을 때 호주에서 뮤지컬 배우로 알려지게 됐어요. 그런데 호주에서는 뮤지컬 배우를 배우로 여기지 않고 예능인이라고 여기죠. 여러 문을 두르렸지만, 다 거절 당했죠. 연기를 해야 한다는 내 마음과 달리 주변에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힘들었죠."
이 같은 휴 잭맨의 말에 감독은 "연기자라면 90% 거절이다. 10% 합격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좌절해야 한다"면서 "꿈을 좇는 사람이라면 다 겪었을 일"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독수리 에디'는 4월 7일 개봉된다.
사진=강민지 기자
황성운 기자 jab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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