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현 "조급해지지 않으려고 해요." (인터뷰)

입력 : 2016-03-09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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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배우 김소현이 태어난 해다. 1991년, 영화 ‘순정’의 배경이 되는 해다. 김소현은 ‘순정’을 통해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인 1991년으로 떠났다. 당시의 정서나 시대적 배경 등 이해의 폭은 당연히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김소현이 ‘순정’을 택한 이유는 대본에 있다. 
 
김소현은 “대본을 읽었을 때 노래들이 적혀 있었다”며 “그 노래를 들으면서 대본을 읽는데 눈물이 났고, 공감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순정’과의 첫 만남을 기억했다. 
 
시대적 배경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던 것. 이은희 감독 역시 “굳이 알 필요가 없다”며 딱히 그 당시를 설명해주지 않았단다. 대본에 적힌 노래를 들으면서 상상했고, 다양한 소품을 통해 충분히 그 시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보다 중요했던 건 다섯 친구의 우정. 이를 위해선 배우들 간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김소현은 드라마 ‘후아유’를 마치고, 곧바로 ‘순정’ 현장으로 향했다. 이 때문에 친해질 시간이 부족했다. 
 
그녀는 “솔직히 이야기하면 시간이 없었다”며 “다섯 명이 친해질 시간이 많았다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이어 “현장에서 이것저것 해보면서 만들어갔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김소현은 막내이자, 미성년자. 다 같이 어울리는 회식자리에도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낯을 가리고 내성적이라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편인데, 언니 오빠들의 노력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더라”며 “나름 먼저 장난도 걸고, 말도 더 많이 붙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기억했다. 
 
사투리 연기도 마찬가지. 김소현은 영화 들어가기 전 하루 수업을 들었다. 낯설 수밖에 없었다. “잘하려고 애쓰지 말고, 감정에 몰입하라”고 감독은 말했지만, 그녀는 대중목욕탕을 찾아 사람들의 말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노력했다. 
 
 
‘순정’의 매력 중 하나는 첫사랑의 아련한 감성이다. 극 중 김소현이 연기한 수옥은 첫사랑의 대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그녀는 아직 첫사랑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녀는 “영화 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기해보자는 것과 진심으로 해보자는 거였다”며 “수옥이 범실(도경수)을 좋아하는 마음을 이해하니까 (첫사랑의 감정이) 느껴졌다”고 웃음을 띠었다. 
 
또 극 중 수옥과 범실의 ‘우산 키스’는 ‘순정’이 표현하고자 했던 풋풋했던 첫사랑의 모습이 잘 살아있다. 
 
“처음에는 우산 키스라고 하니까 주위에서도 궁금해했어요. 대부분 우산을 쓰고, 그 안에서의 키스를 생각했나 보더라고요. 근데 처음부터 우산을 사이에 두고 하는 거였어요. 현장에서도 이를 놓고 의견이 나뉘긴 했는데 영화를 보니까 지금의 선택이 맞았던 것 같아요. 정말 수옥과 범실의 ‘순정’ 같은 장면이지 않나 싶어요.”
 
영화 속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옛 친구가 떠오른다. 김소현도 "학창 시절 생각이 많이 났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최근 김소현은 고등학교 진학 대신 홈스쿨링을 선택했다. 그녀는 “고교 생활 못 한다는 거에 아쉬움은 없었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연기 욕심이 많고 작품 욕심이 컸다. 공부를 포기할 순 없지만, 좀 더 집중해서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라고 똑 부러진 자기 생각을 피력했다. 
 
또 아역에서 성인으로 가는 길목에 놓여있다.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는 게 맞는 건지 답은 없는 같아요. 다만 조급해지지 않으려고 해요. 나 자신이 발전하는 데 더 집중하고, 나만의 색을 찾아가고 노력하는 시간으로 2년을 보낸다면 성인으로 가는 데 있어 큰 문제 없다고 생각해요.”
 
사진=강민지 기자
  
황성운 기자 jab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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