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결국 알파고와의 5국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는 15일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5국을 4시간 47분동안 치룬 결과 아쉽게 280수 만에 패했다.
이날 이세돌 9단은 초반부터 실리바둑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장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과 김지명 캐스터 역시 "'선실리 후타개'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알파고의 바둑에 대해서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이창호 9단을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알파고는 초반 실착을 했다. 우하귀 접전에서 실수했고 이세돌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40여집을 만들어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트위터를 통해 "알파고가 초반에 실수했지만 열심히 따라붙고 있다"고 말했다.
중반부 치열한 접전에 이어 후반부에 돌입하자 판세는 이세돌에게 불리한 형국으로 전개됐다. 알파고는 136수 중앙 싸움에서 흑을 급습해 우위를 가져왔다.
이세돌은 초읽기에 들어갔고 알파고는 돌교환을 하며 경기를 이어갔다. 김 9단 해설은 "이대로면 이세돌이 진다"며 "인간이라면 뒤집을 수 있겠지만..."이라며 뒷말을 삼켰다.
또 "이세돌은 컴퓨터와 계산으로 승부를 보고 싶었던 것 같다"며 "컴퓨터와 이렇게 승부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이세돌의 의지를 칭찬하기도 했다.
막판 계가를 해본 김 9단은 "아무리 계산해도 두집 정도 차이가 줄어들지 않는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결국 이세돌은 280수 만에 돌을 던지며 아쉬운 패배를 시인했다.
이세돌이 진 이유에 대해 "아쉬움은 남지만 3국과 흡사하다. 다만 바둑 내용은 3국과 다르다. 그때는 난전이었다면 지금은 안정적인 행마를 보인 알파고에 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세돌 9단이 어디서 크게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예전에 이창호 9단에 진 기사들의 감정과 비슷할 것 같다"며 "오늘 알파고는 정말 이창호스러웠다"고 설명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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