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기막힌 처세술로 日 검열 피해간 작곡가 문일석의 감동스토리

입력 : 2016-04-10 11: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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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방송된 MBC '서프라이즈'에서는 나라를 잃은 슬픔을 노래에 담아낸 작곡가 문일석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마치고온 한 청년은 탄압에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하는 자신이 화가나고 안타까웠다. 그는 그 때마다 시를 쓰며 마음을 달랬다.
 
그러던 그는 한 공모전에 참여해 잃어버릴 조국을 되찾는 꿈을 담아 노랫말을 쓰기 시작했다. '글은 호수에 던져진 하나의 돌'이라는 뜻의 문일석이라는 필명을 사용한 그는 놀랍게도 응모한 노랫말이 1등으로 뽑히게 됐다.
 
이후 가사에 작곡가 손목인이 곡을 만들었고 신인가수였던 이난영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 곡은 '목포의 눈물'이었다. 또 최초의 제목은 '목포의 노래'였지만 제목을 변경하게 됐다고.
 
그러나 '300년 원한을 품었다'는 가사가 조선 총독부 사전 검열에 걸려 통과되지 못할 위기에 빠졌다.  이후 문일석과 작곡가는 '원한을 품은'이라는 가사를 '원앙풍'이라는 바람으로 바꿔 검열을 통과했다다. 글자는 바꿨지만 원래 가사처럼 들리게 하는 기지를 발휘한 것.
 
결국 1935년 발표된 이 노래의 음반은 3만장이 팔리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신인가수였던 이난영을 일약 스타덤에 올리게 했다.
 
그러나 노래의 대성공에도 문일석의 유명세는 비교적 퍼지지 않았다. 그는 검열 통과 후에도 가사를 문제 삼은 일본 순사들에게 끌려가 모진 고초를 겪었으며, 이후 함흥의 산골 광부로 살다가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고 전해진다.
  
사진='서프라이즈'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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