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변호사 조들호' 한 방 맞은 박신양, 포기하기는 이르죠?(리뷰)

입력 : 2016-04-13 08:51:29 수정 : 2016-04-13 08: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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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박신양이 잘 나가다가 일격을 맞았다. 감자탕집 명도소송 건은 이겨냈지만, 거대한 배후세력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12일 방송된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는 '무법자' 마이클 정(이재우)이 살인미수라는 중대한 죄를 지었음에도 권력으로 이를 지워버리는 모습과 이를 지켜보는 조들호, 신지욱(류수영)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감자탕집 명도 소송 첫 번째 변론에 나선 조들호는 마을 주민들이 증인으로 대거 참여하며 천군만마를 얻었다. 그동안 마을 주민들에게 물심양면으로 베풀어왔던 감자탕집 할머니를 상기시킨 조들호의 전략이 적중했던 것.
 
이날 조들호는 증인의 증언에 힘입어 "건물주의 재건축 계획은 애초부터 없었다. 적당히 리모델링 해서 다른 세입자를 받겠다는 목적, 즉 법의 맹점을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들호의 주장이 맞다면 옳지 않는 방법으로 명도를 조장한 건물주의 패배가 확실시되는 상황. 그러나 원고 측 건물주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 때 조들호는 녹음 파일을 증거로 제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앞서 조들호는 자신의 사무실 직원 황애라(황석정) 배대수(박원상)를 마이클 정에게 위장 투입시켜 재건축을 빙자한 그의 의도를 파악한 바 있다. 당시 조들호는 마이클 정의 대답이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예측, 배대수의 주머니에 몰래 녹음기를 넣었던 것이다.
 
조들호의 증거에 법정은 순식간에 웅성이는 목소리로 가득했고 건물주와 원고 측 변호사 이은조(강소라)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조들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재판장님. 물론 건물의 소유주는 건물주가 맞습니다. 그러나 평생 그 곳에서 살아가는 건 세입자들 입니다. 피고인의 감자탕집은 30년 동안 자리를 지켜왔습니다"라며 "혹시 감자탕 작은 사이즈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2만5천원 입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1만2천원에 밥까지 무제한으로 주십니다. 대체 하루아침에 쫓겨나야하는 이유가 뭡니까"라고 물었다.
 
조들호는 이어 "더 이상 힘 없고 돈 없는 서민들이 가진자들의 횡포에 농락 당하지 않도록 현명한 판결 부탁드린다"고 덧붙이며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결국 원고 측의 배후세력인 정회장(정원중)은 금산의 장신우(강신일)의 조언으로 소를 취하했다. 특히 정회장은 언론을 통해 대국민 사과는 물론,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약속하며 감자탕집 명도 소송은 조들호의 판정승으로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앙심을 품은 마이클 정은 부하를 시켜 조들호를 납치했고 건물 옥상으로 끌고 올라가 밧줄에 그를 매달았다. 조들호는 밧줄만 끊긴다면 생존을 자신할 수 없는 풍전등화의 위치에 놓인 상황. 그러나 다행히 마이클 정이 칼로 밧줄을 끊으려는 순간 조들호의 사무실 직원들이 들이닥쳐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신지욱이 깜짝 등장해 마이클 정을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하며, 그간 박신양의 맞수로 보여진 모습과는 다른 반전을 선사했다.
 


이후 마이클 정의 살인미수 혐의에 대한 취조에 나선 신지욱은 평소 냉정한 모습대로 "내 이름 부르지마. 형이라는 말도 하지말고. 빨리 끝내고 가자. 빼도 박도 못해"라며 마이클 정을 압박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마이클 정은 여유로웠고 잠시 뒤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 당연히 마이클 정의 지문이 남아있어야 할 칼에 그의 지문은 남아있지 않았고 엉뚱한 그의 부하 직원의 지문만 잔뜩 남아있던 것이다. 이어 부하직원은 자신이 모든 범행을 계획, 주도했다며 자신을 잡아가라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배후세력의 입김이 작용했던 것이다. 결국 마이클 정은 해외로 유유히 떠나며 지켜보는 자들을 허무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신지욱은 어느 때보다 뼈아팠다. 평소 범죄 혐오증이 있을 정도로 '타협하지 않는' 검사였던 그다. 때문에 권력의 힘으로 인해 눈 앞에서 살인미수 범죄자를 떠나보낸다는 건 신지욱에게 치욕과도 같았다. 그는 사무실로 돌아와 검사 신지욱이라고 적힌 자신의 명패를 던지며 힘 앞에 무릎 꿇은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조들호 또한 마찬가지였다. 신지욱과 긴밀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누구보다 신지욱을 깨끗한 검사라고 생각해왔던 그는 신지욱을 찾아가 따지며 울분을 토했다. 그러나 신지욱도, 조들호도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들이 힘의 논리에 의해 굴복됐다는 것을.
 
조들호는 마이클 정이 해외로 떠나는 공항을 미친듯이 뛰어 다니며 자신이 아끼던 동생 강일구(최재환), 방화 살인사건의 누명을 썼던 변지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이들 모두 정회장으로 인해 목숨을 잃어야 했고 누명을 써야했다. 결국 그들은 진실을 덮었고 조들호는 자물쇠를 풀지 못했다.
 
한편 이은조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다른 행보를 보이던 금산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조들호를 찾았다. 물론 조들호는 여전히 까칠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자신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이은조와 힘을 합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또 장해경(박솔미)는 전 남편이 권력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바라보며 묘한 감정을 느끼고 조금씩 그에게 마음을 열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은조를 질투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승승장구를 계속하던 조들호가 잠시 멈춰섰다. 그러나 독기를 품은 그에게 굴복은 없다. 앞으로 펼쳐질 조들호의 변론이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 캡처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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