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자성대부두는 값진 원석

입력 : 2016-04-25 19:23:35 수정 : 2016-04-27 12: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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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균 해양문화연구소 소장

해양수산부는 26일 오후 부산에서 부산항 북항 재개발 2단계 사업인 자성대부두 재개발 추진의 일환으로 '부산항 시티 추진협의회' 회의를 개최한다. 이 협의회는 지난달 31일 해수부가 부산지역 각계 전문가 20여 명으로 구성한 자문기구다. 항만과 교통 도시계획 토목 건축 관광 조경 환경 시의회 시민단체 언론 분야 등이 망라돼 있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해 12월 29일 자성대부두 74만 8천㎡와 주변 좌천동 낙후지역 37만 7천㎡를 통합적으로 재개발해 글로벌 해양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가칭 '부산항 시티(자성대부두 콤팩트 복합도심개발)' 계획안을 발표했다. 사업비는 11조 2천억 원에 달한다. 콤팩트 복합도심개발이란 한정된 토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상업·업무·관광·주거·해양산업 시설을 복합화해 개발하는 방식이다.

자성대부두 재개발 연내 시동
글로벌 해양관광도시 조성 목적
초고층 빌딩 난립, 난개발 안 돼
항만역사·해양문화도 담겨야

북항 재개발사업은 부산신항 건설로 인한 항만기능 재배치에서 비롯됐다. 부두가 노후화하고 물동량이 급감하는 북항을 재개발해 쇠퇴한 원도심에 활기를 불어넣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진행됐다. 국가보안시설이라는 이유로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었던 항만구역을 수변공원 등 워터프런트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되돌려준다는 것이 사업취지다.

오는 2019년 7월께 재개발이 시작될 자성대부두는 1978년 컨테이너 전용부두로 개장, 1982년 완공돼 수출입 물동량 처리에 크게 기여해 왔다. 5만t급 컨테이너선 4척과 1만t급 1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다. 연간 하역능력은 170만TEU.

이 부두는 북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2006년 문을 연 신항으로 급격하게 쏠리면서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2019년 6월 부두 임대기간이 끝난다. 2013년 7월 부산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북항 2단계 재개발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해 자성대부두 재개발의 밑그림이 나왔다. 해수부는 올해 안에 재개발사업 시민설명회와 토론회, 민자유치 타당성조사 용역을 실시하고 재개발 기본계획을 고시할 방침이다.

자성대부두 재개발은 재래식 1~4부두 일원 153만 2천여㎡에 걸친 1단계 재개발사업이 공공시설 위주여서 활력과 정주성이 떨어지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상업·주거·업무시설의 고밀도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해운대 마린시티 마천루의 외양에 현혹되거나 도시의 랜드마크는 초고층 건물이 제격이라고 인식될 경우 초고층 빌딩 난립과 해안경관 훼손이 우려된다.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유치시설을 60%까지 채울 계획이어서 난개발 방지를 위한 적절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이 사업은 부두시설 철거와 바다 매립이 이뤄진 1단계와 달리 현 자성대부두 부지를 그대로 활용하게 된다. 따라서 무분별한 재개발보다는 화물창고와 사일로(곡물저장고)에 창의성을 가미해 문화·관광시설로 재창조하고 선창과 배를 밧줄로 연결하는 계선주와 조명탑 크레인 등 일부 항만시설은 유물로 보존하자는 주장이 많다. 자성대부두는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부두라는 의미가 있고, 주변은 부산항의 잇단 매축과 임진왜란의 역사가 숨쉬는 곳이기 때문이란다. 한국 해운·항만·물류·수산 발전의 상징인 부산항 역사와 관련 해양문화를 담은 부산항역사기록관 건립도 한 방법이겠다.

'북항 그랜드 마스터플랜'을 통해 자성대부두를 국제업무와 도심관광이 어우러진 해양비즈니스단지로, 인근 55보급창 부지를 도심문화 복합지구로 각각 조성하려는 부산시와도 충분히 협의할 필요가 있다. 추진협의회의 경우 재개발 기본계획과 사업계획 수립, 사업자 선정, 실시계획 승인 및 사업시행 등 모든 단계에서 시민들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자성대부두는 부산의 미래와 시민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잘 가공해야 할 보배로운 원석이다. 서둘지 말고 모든 지혜를 모아 항만 재생의 세계적인 모범사례를 만들자. kb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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